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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31 12:36 | 웹툰·웹콘텐츠

[웹툰이 좋다] 'TEN' 액션의 탈을 쓴 왕따 드라마

[웹데일리=김찬영 기자] '웹툰이 좋다'는 웹툰 한 작품을 선정해 소개하는 기사입니다. 작품 내용이 일부 노출될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퍽!

날아오는 주먹에 코피가 쏟아진다. 이어지는 발차기에 옆구리가 시큰하다. 결국 아픔을 견디지 못하고 바닥에 쓰러지고 만다. UFC의 한 장면이 아니다. 웹툰 <TEN>의 주인공, 고등학생 ‘김현’의 일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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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TEN'(사진=다음웹툰)


▶ 제목 : TEN
▶ 글·그림 : 이은재​
▶ 플랫폼 : 다음웹툰

◇ '왕따' 김현, 변화를 결심하다


김현은 같은 반 동급생 ‘현유학’에게 매일 괴롭힘 당한다. 욕설과 구타는 기본, 굴욕적인 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올리기도 한다. 하지만 김현은 누구에게도 괴롭힘에 대해 털어놓지 않는다. 두려움 때문만은 아니다. 정말 말할 사람이 없다.

학생들은 엮이기 싫어 멀리서 바라만 보고, 학교는 국회의원의 아들인 현유학을 오히려 보호한다. 병상에 계신 어머니나 병원비를 부담하기 위해 밤낮으로 운전하시는 아버지께는 더더욱 말할 수 없다. 그래서 김현은 매일 같이 기도한다. 학교에 비행기가 떨어져 버리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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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라는 어머니의 질문에 김현은 긍정의 답을 할 수밖에 없다(사진=다음웹툰)
현유학의 괴롭힘은 계속해서 심해지고, 결국 김현에게 잊을 수 없는 아픔을 준다. 어머니의 마지막 곁을 지키지 못하게 막은 것이다. 김현은 오열하며 그들 중 한 명을 밀친다. 마음속에 박힌 공포심 때문일까. 강하게 저항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밀친 상대방이 사고를 당하고, 김현은 순식간에 살인미수자가 된다. 꼼짝 없이 소년원으로 향하는 김현에게 한 고등학교가 나타난다.

김현을 받아준 ‘무명 고등학교’는 폭력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곳이다. 학생은 물론이고, 교사도 폭행을 서슴지 않는다. 무명고를 벗어나는 방법은 단 2가지. 폭력에 굴복한 채 3년을 버티거나, 교내 최강의 ‘10인’이 되는 것뿐이다. 어머니를 떠올리며 현유학에게 돌아갈 것을 다짐하는 김현. 복싱 금메달리스트 ‘김성빈’을 만나며 그는 과거의 두려움에 맞서기 시작한다.

◇ 이은재 작가, 진짜 '왕따'를 그리다

‘왕따를 소재로 그린 작품’ 하면 흔히 떠올리는 내용이 있다. 갑자기 엄청난 무술 실력자를 만나서 싸움의 고수가 되거나, 사실은 엄청난 능력자인데 힘을 감추고 살아간다는 설정 등이다. 주인공은 악의 세력을 쓰러뜨리며 독자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작품은 자연스럽게 인물 간의 싸움, 즉 ‘액션’에 집중하게 된다.

이런 면에서 <TEN>은 조금 특이하다. 작품의 장르가 액션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음 웹툰에서 명시한 <TEN>의 장르는 ‘드라마’다. 드라마는 인물의 성격 묘사를 바탕으로 정서적인 주제를 다루는 장르다. 어째서일까? 그 이유는 <TEN>을 그린 이은재 작가의 후기에 나온다.

"<TEN>을 보는 모든 사람이(저 포함) 왕따의 목격자가 되길 바랐습니다."

이은재 작가는 진짜 ‘왕따’의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 그는 왕따 피해자가 겪는 아픔을 묘사하는 데 집중했다. 무려 10화 동안 김현의 배경을 설명하면서까지 말이다. 현실로 따지면 2달이 넘는 기간이었다.

10화 이후에도 이야기 중심에는 언제나 김현 내면의 상처가 있다. 김현은 김성빈의 지도를 받으며 계속해서 강해지고, 다른 액션 만화처럼 눈앞의 적을 쓰러뜨려 나간다. 하지만 그를 고전하게 만드는 진짜 적은 무명고 학생들이 아니다. 마음속 깊이 자리 잡은 과거의 아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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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에 대한 트라우마는 지독하게 김현을 따라다닌다. 자신을 새긴 현유학의 모습을 띤 채로(사진=다음웹툰)
빠르게 성장하는 외적인 모습과 다르게, 김현의 내면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김현은 현유학을 가볍게 제압할 수 있는 복싱 실력을 갖췄음에도, 그를 두려워한다. 마음에 새겨진 멍자국은 작품 마지막까지 아물지 않는다. 갑갑하다. 동시에 섬뜩하다. 실제 왕따 피해자들이 가지고 있는 트라우마의 무게가 이 정도일까.

이은재 작가는 끝까지 독자들이 원하는 ‘사이다’를 주지 않는다. 몇몇 독자들은 이에 대해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명심하자. 이 작품은 복수극이 아니다. 김현의, 아니 왕따의 아픔을 담은 ‘드라마’다. 씁쓸함은 작가가 담고자 했던 현실의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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