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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29 16:17 | 정치·사회

[단독]'성추문 복마전' 한수원, UAE 바라카 원전 성추행 피해자 '2차 가해' 논란

상임감사위, 정재훈 사장에게 가해직원 처분 통보...회사측 "인사위원회 개최 후 처분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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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한수원 상임감사위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11월 UAE바라카 원전 필리핀여성 성추행 사건 당시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도 있던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한수원홈페이지
[웹데일리=김필주 기자]

작년 11월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자력발전소 건설현장에서 필리핀 여성 직원을 성추행한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 간부가 해임 처분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해당 성추행 사건 수습 과정에서 피해자에게 성추행 사실을 물어보고 문자메시지를 보내 회유하는 등 2차 가해를 가한 또 다른 간부도 적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 간부는 견책 처분을 받았다.

29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지난 28일 한수원 상임감사위원회(이하 상임감사위)는 이 같은 사실을 해당 부서에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수원 간부 A씨는 지난 2017년 1월 22일 UAE 바라카 원자력발전소로 발령받았고 비정규직 필리핀인 여성 C씨 등을 포함한 소속 직원들을 관리하는 총괄 업무를 담당했다.

A씨는 2017년 1월 이후 장기간에 걸쳐 C씨에게 수차례 부적절한 신체 접촉 행위 등을 저질렀고 본인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퇴근 후 만나줄 것을 요구했다.

이러한 사실이 적발되자 A씨는 여러 근거를 제시하며 C씨에 대한 신체적 접촉 행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A씨가 제기한 근거는 상임감사위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반면 피해자인 C씨는 피해 당시 상황을 설명하면서 A씨가 가한 행위에 대해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진술했다. 또 당시 느꼈던 감정과 피해사실을 평소 친분이 있던 직원 D씨에게 털어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이유로 상임감사위는 A씨보다는 C씨의 진술이 더욱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밖에 A씨는 조사과정에서 C씨의 주장이 허구라고 주장하는 등 피해자에 대한 사과나 반성 없이 변명만 일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상임감사위는 이러한 점들을 종합해 A씨로 인해 회사의 명예가 실추됐다며 정재훈 한수원 사장에게 A씨를 징계(해임) 처분하도록 통보했다.

◎ 피해자 찾아가 문자메시지로 회유 시도하는 등 2차 가해

A씨의 성추행 사건이 이슈가 되자 또 다른 간부 B씨는 피해자인 C씨에게 성추행 사실을 확인하는 등 2차 가해를 가했던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B씨는 가해자인 A씨와는 지난 2017년 10월까지 함께 근무했으며 피해자 C씨와는 작년 6월까지 같이 근무했다.

상임감사위 감사보고서에 의하면 B씨는 작년 10월 25일 성추행 피해자인 C씨가 피해사실을 신고한 것을 알게 되자 C씨에게 찾아가 "성추행 당한 것이 맞냐"고 물었다.

B씨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C씨에게 휴대전화로 현재 상황에 대해 조언해주겠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한 차례 보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B씨의 행위에 대해 C씨는 "회유라고 생각돼 매우 기분이 나빴다"고 진술했다.

반면 B씨는 "평소 C씨와 친분관계가 있었다"며 "C씨의 평소 소심한 성격에 좋지 않은 선택을 할까봐 위로하기 위해 찾아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상임감사위는 C씨에 대한 B씨의 행동이 피해자의 감정상태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성추행 피해에 대한 굴욕감과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2차 가해 행위라고 결론 냈다.

이후 상임감사위는 정 사장에게 인사관리규정 제103조 등에 따라 B씨를 견책 처분하라고 통보했다.

◎ 안일한 한수원 내부 분위기도 빈번한 성추행‧성희롱 사건 발생에 한몫

이번 UAE 바라카 원자력발전소 성추행 사건은 당시 조직 내부의 안일한 분위기도 한몫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내부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합의를 중재하던 담당 부서는 가해자인 A씨에게 C씨가 신고한 피해사실을 정확히 알려주지 않고 대략적인 내용만 알려주는데 그쳤다.

또 B씨가 C씨에게 찾아가 2차 가해를 하는 동안 이를 제지하거나 알리는 직원은 아무도 없었다.

이에 상임감사위는 가해 직원이 본인이 가한 가해사실을 명확히 알지 못한 채 피해직원에게 사과하는 것은 진정성이 의심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향후 유사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담당 부서가 관련 지침을 개정해 가해자가 피해직원이 신고한 행위에 대해 정확히 인지할 수 있도록 하고 고충상담원 교육시 이러한 점을 설명하는 등 대응 방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이외에도 최근 빈번하게 일고 있는 직장 내 성희롱 사건과 관련해 전직원을 대상으로 성인지 감수성을 높이고 2차 가해 행위 등과 관련된 특별교육을 올해 1분기 내 1회 이상 실시하라고 통보했다.

한편 상임감사위로부터 처분 통보 받은 가해 직원들에 대한 조치는 아직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수원 관계자는 웹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상임감사위로부터 성추행 관련 직원에 대한 처분 요구를 통보받았다"며 "근시일 내 인사위원회를 열어 가해 직원들에 대해 조치를 내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사위원회 개최일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지침 개정 역시 조만간 할 예정이나 정확한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동안 한수원에서는 성추행·성희롱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해 물의를 빚었다.

한수원은 최근 성추행 사실이 있는 감독 하모씨를 여자축구 경주 한국수력원자력팀 전임 감독에 임명했다. 이에 지난 23일 대한축구협회는 긴급조사팀을 구성했고 여자축구 선수에 대한 전수조사도 실시하기로 했다.

또 지난 23일 '프레시안'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15년 5월 21일 한국수력원자력 인재개발원 한 여직원은 경북 경주시 보문호수에서 자신의 직장 멘토였던 상급 직원에게 "너 왜 이제 나타났냐", "내가 지금까지 결혼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오빠가 다 책임져 줄게 내가 노무 담당자니까 노조위원장한테 말해서 니 회사 생활 편하게 해줄게" 등 성희롱적 발언을 들었다.

이 여직원은 60대 남성 직원 두 명에게까지 회사 내 성희롱을 당하고 회식자리에서는 동의 없이 볼에 입맞춤을 당하기까지 했다고 폭로해 충격을 던졌다.

지난 2017년 12월 감사에서도 성추문이 나왔다. 한수원 지역본부 30대 초반 E대리가 지난 2016년초부터 2017년초까지 옆 좌석에서 근무하는 여직원에게 일방적으로 사귀어달라고 요구한 것.

E대리는 해당 여직원을 밤낮으로 쫓아다니며 알게 된 사생활을 사내 직원들에게 전파해 여직원에게 성적 굴욕감을 주고 명예를 훼손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필주 기자 news@web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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