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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29 12:47 | 경제

[일감몰빵 톺아보기⑤ 대교그룹] '교육선구자' 강영중 회장 일가, 내부거래 통해 거둔 실적으로 '배당잔치'

'승계지렛대' 역할 크리스탈원, 휴업 끝내고 '자금줄'로 다시 활용될 가능성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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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관악구 대교타워 빌딩. 사진=뉴시스
[웹데일리=신경철 기자] ‘눈높이 학습지’로 잘 알려진 대교그룹은 40년 넘는 역사를 가진 초·중등 교육 전문기업이다. 이 그룹의 전신은 1976년 서울 을지로에 설립된 한국공문수학연구회다. 당시 종암동에서 과외방을 운영한 강영중 대교그룹 회장은 연구회를 세운 후 일본 교육기업 구몬수학과 제휴해 학습지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1980년 정부의 과외금지조치로 학원에서 학습지를 가르치던 방식을 방문 판매로 변경한 강 회장은 학부모들의 입소문을 타며 소위 ‘대박’을 터뜨렸다. 소규모 보습학원과 과외방이 전부였던 당시 사교육 시장에서 1:1 방문학습시스템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1990년 들어 회원 수가 수십만 명으로 급증하자 일본 구몬수학 측은 ‘공문’이란 이름 대신 ‘구몬’이란 명칭을 쓰고 로열티를 올려달라고 요구했다. 이를 거절한 강 회장은 구몬수학 측과 상표권 소송을 벌였지만 이듬해인 1991년 결국 패소했다. 이후 강 회장은 10여년간 키워온 ‘공문’을 포기하고 사명을 대교로 변경했다. 학습지 명칭도 ‘눈높이’로 바꿨다. 대교가 히트시켰던 공문(구몬)이라는 명칭은 현재 교원그룹이 판권을 가져와 사용 중이다.

대교는 기존 회원들의 이탈을 막고 사세를 확장해 2000년대 중반 회원 수 250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강 회장은 이를 바탕으로 교육미디어, 출판, 여행사업 등으로 사업 분야를 확장해 1개의 상장사와 20여개의 비상장사(해외법인 포함)를 거느린 자산 총액 2조원 규모의 대교그룹을 만들었다.

올해 71세인 강 회장은 슬하에 두 아들을 두고 있다. 장남 강호준은 대교에서 해외사업총괄본부장을, 차남 강호철은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각각 맡고 있다.

◆ 대교그룹, 대교홀딩스·대교CNS 일감 몰아줘…강 회장, 회사 적자에도 배당잔치

대교그룹 지주사 대교홀딩의 최대주주는 강 회장(78.8%)이다. 강 회장의 동생 강학중 가정경영연구소장(5%)과 강경중 타라그룹 회장(3%), 대교문화재단(2.9%) 등 강 회장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대교홀딩스 지분은 모두 96%에 달한다.

대교홀딩스는 핵심 계열사인 대교를 비롯해 대교D&S, 대교CNS, 대교ENC, 강원심층수 등을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대교는 대교에듀피아, 대교에듀캠프, 해외법인(12개)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즉, 대교그룹의 지배구조는 ‘강 회장→대교홀딩스→대교 등 계열사→손자 계열사’로 이어진다.

그 동안 지주사와 그 자회사·손자회사와의 거래는 내부거래로 잡히지 않았다. 따라서 지금까지의 일감몰아주기 비판은 지주사에 편입되지 않은 회사를 중심으로 제기됐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공정거래법 전면개정안에 따르면 오너 일가가 20% 이상 보유한 회사 및 해당 회사가 50% 이상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도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이다.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오너의 개인 회사뿐만 아니라 지주사의 자회사들까지 공정위의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포함됐다는 의미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교홀딩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138억원이다. 여기에는 지주회사 관련 수익인 지분법 이익이 포함돼있다. 이를 제외한 대교홀딩스 매출액은 약 67억원이다.

대교홀딩스가 지난해 계열사를 통해 올린 매출액은 44억원이다. 이는 대교홀딩스 자체 매출액의 66%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2016년과 2017년 내부거래 비율도 각각 56%, 67%에 달한다. 내부거래 중 약 60%는 대교에서 발생한다.

주목할 부분은 대교홀딩스가 지난해 약 4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음에도 강 회장은 두둑한 배당금을 챙겨갔다는 점이다. 이 회사의 지난해 배당금은 약 72억원이다. 회사는 적자를 봤는데도 강 회장은 대교홀딩스를 통해 57억원(78.8%)의 배당금을 챙겼다.

이를 두고 업계 일각에선 강 회장이 대교홀딩스가 비상장사인 것을 악용해 회사 실적은 고려하지 않고 개인 욕심만 채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시스템 통합(SI) 업체인 대교CNS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 회사의 최대주주는 대교홀딩스(80.27%)고 나머지 지분(19.73%)은 공시되지 않았다. 과거 대교홀딩스가 대교CNS의 지분 전부를 보유하다 2011년 크리스탈원(구 투핸즈미디어)의 사업부를 인수하면서 신주를 발행한 점에 비춰보면 강 회장의 두 아들이 잔여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크리스탈원은 강호준 본부장과 강호철 CFO가 각각 49.02% 지분을 보유한 개인회사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교CNS의 지난해 그룹 계열사로부터 올린 매출액은 166억원이다. 이는 대교CNS 자체 매출액(218억원)의 76%에 달하는 금액이다. 2016년과 2017년 내부거래 비율도 각각 89%, 87%에 달한다.

대교CNS는 그룹의 일감몰아주기를 통해 손쉽게 매출을 올리고 강 회장은 이를 바탕으로 매년 수억원의 배당금을 챙겨간다. 대교CNS는 3년간 총 8억1000만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같은 기간 대교CNS의 순이익 합계는 21억9000만원으로, 연평균 배당성향은 37%에 달한다. 배당금의 대부분은 강 회장 등 오너 일가 주머니로 들어간다.

◆ ‘오너 2세’ 개인회사 크리스탈원, 사실상 휴업 상황…증여세 부담에 ‘승계 창구’ 전망

강 회장의 두 아들이 소유주인 크리스탈원은 그룹 승계를 위해 만든 회사로 알려졌다. 출판, 교육, 부동산 임대, 여행알선 및 보험 등을 영위하는 이 회사는 2016년까지 매출 대부분을 대교그룹을 통해 올려 오너 2세의 ‘자금 창고’로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언론의 비판이 쏟아지자 회사는 이를 의식해서인지 2017년 여행, 보험 등을 대교그룹 계열사에 양도하고, 자회사인 크리스탈와인컬렉션과 크리스탈앤컴퍼니 지분 전량을 대교D&S에 넘겼다. 지난해 크리스탈원의 매출액은 1750만원으로 사실상 휴업 상태다.

하지만 업계에선 크리스탈원이 다수의 그룹 계열사 지분을 보유한 것을 두고 언제라도 다시 사업을 재개하거나 분할·합병을 거쳐 다른 회사로 둔갑해 ‘경영승계 창구’로 다시 활용될 수 있다는 분석이 많다. 두 아들이 강 회장의 주식을 크리스탈원을 통해 물려받는다면 막대한 증여세 부담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신경철 기자 news@web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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