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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10 11:19 | 정치사회

[함광진 행정사의 국회 입법 속살 ⑫] 감시와 견제가 있어야 할 국회 국정감사

현행 국정감사 야당 대 정부 및 여당 구도 정쟁 도구로 이용...정책 검증 기능 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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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연합뉴스]
[웹데일리=함광진 행정사] 시·군·구청과 같은 지방자치단체에는 공무원의 공직기강을 확립하고 부정부패 방지 업무를 전담하는 내부 부서가 있다. 공무원이 행정을 제대로 집행하는지 감시하도록 시민을 직접 감사관으로 임명하기도 한다. 이외에도 각 지자체에는 감사담당자들을 포함한 모든 공무원이 일을 잘하는지 살피는 기초·광역의회가 존재하기도 한다.

중앙 정부도 마찬가지다. 부처별로 감사관 또는 감사담당관이 소속 공무원의 감사나 감찰을 담당한다. 반부패 총괄기관인 국민권익위원회가 있고 인권침해 조사 구제 기관인 국가인권위원회도 있다. 정부의 감사업무를 총괄하는 감사원도 있다. 그리고 언론과 시민단체, 국민을 대신하는 국회까지 그야말로 감시자는 차고 넘친다.

우리 헌법은 국가권력의 작용을 입법·행정·사법으로 나누어 상호 간 견제와 균형을 통해 권력의 집중과 남용을 막도록 하고 있다. 이중 입법기관인 국회에는 국민을 대신해 법을 만들고 나라 살림살이를 챙기며 대정부 감시 견제 기능을 수행하도록 했다. 국회는 대정부질문, 정부의 업무보고, 예·결산 심사, 현안 질문, 청문회 등으로 대정부 감시 견제 기능을 수행하는 데 가장 대표적인 수단은 ‘국정감사’이다.

국정감사제도는 1948년 제정된 ‘제헌헌법’에 처음 규정되면서 시작됐다. 제헌 헌법 제43조에는 ‘국회는 국정을 감사하기 위해 필요한 서류를 제출케 하며 증인의 출석과 증언 또는 의견의 진술을 요구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었다. 이후 1972년 박정희 정권이 유신헌법을 만들면서 국정운영의 효율성을 높인 이유로 폐지시켰다.

그후 1987년 개헌을 하면서 국민의 국정 통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다시 도입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현행 헌법 제61조에는 ‘① 국회는 국정을 감사하거나 특정한 국정사안에 대하여 조사할 수 있으며 이에 필요한 서류의 제출 또는 증인의 출석과 증언이나 의견의 진술을 요구할 수 있다. ②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절차 기타 필요한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고 명문화됐다. 이를 근거로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이하 ‘국감국조법’이라 한다)이 만들어졌고 국정감사에 관한 절차와 필요한 세부사항이 여기에 담겼다.

국감국조법 제2조에는 ‘국회는 국정 전반에 관해 소관 상임위원회별로 매년 정기회 집회일 이전에 국정감사 시작일부터 30일 이내의 기간을 정해 감사를 실시’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본회의 의결로 정기회 기간 중에 감사를 실시할 수 있도록 했다. 법에 따르면 원칙적으로는 ‘정기회 집회일 이전’ 즉 9월 1일 이전에 국정감사를 실시하여야 하지만 실제 지난 8년간 국정감사는 모두 이 원칙을 따르지 못했다. 거의 매년 정기회 기간 중인 10월에 이루어졌다.

올해도 여야는 오는 10월 5일부터 24일까지 20일간 국정감사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9월 이전, 국정감사를 실시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임시회 기간인 2·4·6월에도 교섭단체대표 연설·대정부 질문·업무 보고·법률안 등 안건심사·결산 심사가 있다. 임시회에서 다뤄지는 사안 자체가 대정부 감시 견제 활동의 산물이다. 9월까지는 정부 정책 또는 예산의 집행 초중반 시기라 점검할 결과도 없다.

의원 보좌진들은 7월이면 본격적으로 국정감사 준비에 들어간다. 대개 7월에는 평소 갖고 있던 국정감사 아이템 관련 기초 자료의 제출을 정부에 요구한다. 8월에는 확보한 자료를 분석하며 지적할 문제를 심도 있고 전문적으로 짚어본다.

관련 분야 종사자들에게 제보도 받고 전문가에게 조언도 구한다. 9월에는 감사 범위를 점점 좁혀나가며 선정된 이슈를 중심으로 국정감사 질의서 초안을 잡아간다. 이 과정에서 어떤 사안은 확보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도자료를 만들어 국민에게 알릴 것인지, 정책자료집을 만들 것인지, 국정감사 현장에서 폭로할 것인지, 이슈를 어떻게 끌고 갈 것인지 논의하며 대정부 공세를 준비한다.

국감국조법 제7조에 따른 국정감사 대상기관은 ‘정부조직법’과 그 밖의 법률에 따라 설치된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공정거래위원회, 국무총리 등 중앙행정기관이다. 지자체 중에는 서울특별시, 인천광역시 등 특별시·광역시·도가 감사 대상에 포함된다.

다만 지자체의 감사범위는 국가위임사무와 국가가 보조금 등 예산을 지원받은 사업으로 한정된다. 한국은행, 농업협동조합중앙회, 수산업협동조합중앙회 등 공공기관도 해당한다. 또한 본회의에서 필요하다고 의결한 경우 그 대상 범위를 확대할 수 있다.

여야 원내대표들이 대략적인 국정감사 일정에 합의하면 세부 사항은 상임위원회별로 교섭단체 간사위원들이 협의해 확정한다. 상임위원회별로 국정감사계획서를 작성하게 되는데 계획서에는 감사기간·대상기관·감사반 편성·감사일정·장소 등이 포함된다.

일례로 2019년 기획재정위원회 감사계획서를 보면 감사기간은 2019년 10월 2일부터 10월 24일까지 22일간이다. 실제 질의 응답이 이루어지는 감사일은 10일이고 나머지 12일은 공휴일이거나 자료 정리 시간이다.

감사대상은 총 29개 기관으로 기획재정부, 국세청, 관세청, 조달청, 통계청, 한국은행, 한국수출입은행, 한국조폐공사, 한국투자공사, 한국재정정보원, 국제원산지정보원이고 소속 지방청이 포함된다.

국회의원인 감사위원은 총 26명이며 직원 19인, 교섭단체 정책연구위원, 속기주무관, 의원보좌진이 사무보조자로 참여한다. 감사반을 2개 반으로 나누어 제1반은 광주·대전·전남 지역을, 제2반은 대구·부산·경남·울산지역 감사기관을 담당하도록 했다. 특정 이슈가 발생하여 국정감사가 파행을 겪지 않는 한 감사는 계획대로 진행된다.

국정감사 현장에서는 위원장이 감사선언을 하면 장관, 공무원 등 증인의 선서가 이루어진다. 이후 기관장의 기관 업무보고를 하고 위원들의 질의 순서가 된다. 질의시간은 대개 주질의 7분, 보충질의 5분, 추가질의 3분이 주어진다.

국정감사가 끝나면 국정감사결과보고서를 작성해 본회의에서 처리한다. 국회는 위법·부당하거나 개선·보완·시정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사항 또는 건의사항을 정부에 보낸다. 이를 받은 정부 또는 해당기관은 처리결과를 다시 국회 소관 위원회로 보냄으로 국정감사가 마무리된다.

지금의 국정감사는 제도 자체와 이를 운용하는 정치인 둘 다 문제다. 수백 개가 넘는 피감기관에 투입할 시간과 인력이 부족해 겉핥기에 그칠 수밖에 없다. 소관 기관이 많은 위원회는 하루에 10개 이상의 기관을 감사해야 한다. 국회의원 보좌진 10명 안팎의 인원으로 1개 기관당 직원 수가 수천명에서 수만명(국세청의 경우 직원 수 2만명)에 달하는 정부를 대상으로 싸운다는 것은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업무 전문성은 말할 것도 없다. 감시 견제 기능보다는 야당 대 정부·여당 구도의 정쟁 도구가 되고 있다. 특정 이슈가 여론을 선점하고 있는 경우 정책은 묻히고 이슈에 대한 공격과 방어의 장으로 이용된다. 국회의원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장소로 활용되어 국감스타, 청와대나 정부 저격수 등용문이 되기도 한다. 초선이나 다선, 젊은 정치인이나 노정치인, 보수나 진보, 남여 할 것 없이 모두 국민과 민생을 위해 일하겠다고 다짐하고 약속하지만 결론은 정쟁, 부실뿐인 국정감사다.

입법권력, 행정권력, 사법권력 어떤 권력이든 남용과 독재를 막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견제와 균형이다. 우리 정치권은 진영 논리, 진영 대결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본분에 충실해야 한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견제와 균형의 민주주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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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광진 행정사 ham987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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