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예술을 입은 장신구', 아트주얼리 선두주자 김민휘‧정재인 작가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미학이 담긴 디자인 세계를 펼치는 모녀 작가

기사입력 : 2017-09-20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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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데일리=이지웅 기자]
이태리, 유네스코 등 국제적인 대회 수상부터 한류 드라마 까지...
오랜 역사와 고유의 노하우로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담아 글로벌 속 한류 문화를 채색해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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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휘아트주얼리 김민휘,정재인 모녀 주얼리 작가 (사진=김현희)

외국인의 눈으로 바라본 서울은 어떤 모습일까? 서울은 고궁에서 느낄 수 있는 고요하고 고풍스러운 분위기와 도심 속 화려한 네온사인의 역동적인 느낌이 공존하는 유니크한 도시라고들 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디자이너답게 민휘아트주얼리 김민휘, 정재인 모녀 작가의 작품 세계는 서울의 모습과 꼭 닮아 있다. 고풍스러운 전통 장신구부터 화려한 케이팝 액세서리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의 작품들은 클래식한 명품의 고상함과 풍부한 상상력이 더해진 세련됨이 공존한다. 우수한 기술력과 남다른 감각으로 탄생한 작품들을 꾸준히 선보여 온 민휘아트주얼리는 어느새 한국을 대표하는 하이엔드 주얼리 부티크로 거듭나게 됐다.

모녀 작가는 우리나라의 전통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되살려내는 작업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모녀 작가의 작업이 의미가 있는 것은 과거에서 모티브를 차용하되 현대에 맞는 새로운 재료와 방식으로 표현한다. 역사에 머무는 전통이 아닌, 현재 살아 숨쉬는 새로운 전통을 창조하고 있다. 3D 등 첨단 기술과 세공 명인의 손길이 융복합된 작업 과정으로 탄생된 새로운 전통은 시간이 흐르고 공간이 변해도 변함없이 ‘전통’이란 이름으로 우리 곁에 함께 할 수 있게 된다.

모녀 작가의 한국 전통 문양과 소재, 기법으로 탄생한 작품들은 드라마 ‘선덕여왕’, ‘해를 품은 달’부터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화랑’, ‘사임당, 빛의 일기’, ‘역적’, ‘엽기적인 그녀’, ‘왕은 사랑한다’ 등의 한류 인기 드라마에서 쉽게 발견된다. 모녀 작가만의 세련되고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된 주얼리는 한류 드라마를 채색하며 한국의 미를 널리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해맑게 웃는 모습이 꼭 닮은 모녀는 의외로 서로 다른 취향을 가지고 있다. 취향이 같으면 디자인이 한정적이고 고루해질 수 있지만 서로 같으면서도 다르기 때문에 시너지가 난다. 장인의 오래되고 묵직한 전통과 신세대의 솔직한 취향이 만난 디자인은 민휘아트주얼리를, 그리고 대중 문화계를 완전히 새롭게 만들었다.

김민휘 작가는 신라 시대 유물의 아름다움에 반해 유물을 재해석한 순금 작품 ‘문희의 꿈’을 만들었고 이는 이태리, 일본, 유네스코 등지에서 ‘1등상’ 수상의 영광을 안겨주며 한국 전통의 품격과 가치를 세계에 알렸다. 그의 작품은 전통 본연의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유지하되 현대적인 감각과 정성이 담긴 손길이 더해진 것이 특징이다. 혼이 담긴 타임리스 피스를 보는 느낌이 이런 것일까. 김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고 있노라면 마음속에 마치 고운 온기가 가득 퍼지는 느낌이다.

정재인 작가는 전통 장신구를 비롯하여 모던한 액세서리 라인을 드라마와 영화, 케이팝 무대를 통해 선보이며 전 세계적으로 한류 트랜드를 주도하는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 그의 작품들은 ‘무엇이 한국적인가’란 식상한 질문에 대한 새로운 관점과 태도를 제시한다. 한국의 정서가 담긴 작품을 기본으로 하고 있지만, 다양한 컬러, 패턴, 스타일이 그만의 독창적인 장식 기법으로 녹아져 사극은 물론 시대극, 현대극 어디에도 잘 스며든다. 낯설게 느껴지는 주얼리라는 매개체에 어렵지 않게 다가갈 수 있지만, 결코 쉬워 보이지는 않는 우아함도 갖추고 있다.

모녀 작가는 미래를 향해 나아가지만 과거와 현재를 끊임없이 돌아보며 생활 속에서 현대화된 전통과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접점을 찾고 있다. 늘 한국 전통 문양과 소재를 현대적인 기법으로 재해석하고 전통과 현대의 조화로운 아름다움을 널리 전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진정한 예술은 전통을 계승하되, 전통에 머물지 않고 새로움을 더해야 진정한 빛을 발한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고 있는 민휘아트주얼리 김민휘, 정재인 작가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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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원과 오연서 장신구 (SBS '엽기적인 그녀')

Q. 주원, 오연서 주연의 SBS 드라마 ‘엽기적인 그녀’ 장신구가 화제였다. 매회 바뀌는 머리 장식들 덕분에 눈이 호강했다.
정재인: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다. 많은 분들께서 신경써주신 덕에 장신구가 예쁘게 나오게 됐다. 갈수록 그림이 더 예뻐지니까 더 많은 분들께서 봐주셨으면 좋겠다.

김민휘: 얼마 전에는 제작사 대표님 부부께서 우리 숍에 들리셨는데 “하도 사람들이 머리 장식 예쁘다는 말을 많이 해서 민휘아트주얼리에 한 번 와야 될 것 같았다”고 하셨다. 드라마 보다가 찜해놨다며 장신구도 몇 개 사가셨다. 중국에서도 ‘엽기적인 그녀’에 대한 반응이 뜨거운 것 같다. 중국 분들도 숍에 많이 오신다.

Q. ‘엽기적인 그녀’에 대한 애정이 묻어나는 인터뷰를 한 바 있다. 또 다른 에피소드가 있나?
김민휘: 우리가 종방연에 좀 늦게 갔다. 손창민 씨께서 식사도 다 못하셨는데 여기 저기 다니면서 우리 자리를 만들어주셨다. 손창민 씨는 ‘착하지 않는 여자들’ 촬영 때 우리 숍에 오신 적도 있고 ‘언니가 살아 있다’ 등 여러 작품에서 만났는데 항상 좋으시다. 감독님께서도 재인이를 너무 반겨주셨다. ‘요즘 여러 작품들 하느라 바빠서 종방연도 못 오나 했다. 문자를 보내려다가 나중에 인사해야지 했는데 와줘서 고맙다’ 하셨다. 감독님은 작품 하면서 재인이에게 고마워서 눈물 날 뻔했다고 하시고, 재인이는 감독님께 진심으로 고맙다며 울고 그랬다. 서로 고맙다는 이야기를 계속 주고받는데 내가 다 흐뭇했다. 감독님께서 목소리가 크셔서 방 안에 있는 사람들 다 들었다.(웃음) 주고받는 대화 안에서 따뜻한 느낌이 있었다. 다른 분들도 정말 보기 좋다고 말씀해주셨다.

정재인: 많은 분들의 배려를 받으면서 작업했지만 감독님께 가장 감사하다. 종방연 때 해주신 말씀을 잊을 수가 없다. “시청률은 알 수 없는 것이지만 우리 작품은 미술적인 면에서 그 어떤 작품 못지않다고 자부할 수 있다. 세트, 의상, 소품 등 많은 것이 좋았지만 장신구 역시 한 부분으로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을 만큼 장신구가 예뻤다. 네 커리어에 부끄럽지 않을만한 작품 만들었다. 다음 작품도 미술적으로 중요한 작품인데 다음 작품에도 꼭 함께 하면 좋겠다.” 스태프들 전부 모여 있는 자리에서 말씀해주셨다. 그렇게 한 마디, 한 마디 함께 한 사람들을 챙기는 따뜻한 분이시다. 감독님 말씀을 들으면서 ‘모던파머’ 때도 기억났다. 내가 참여한 감독님의 작품 ‘모던파머’, ‘용팔이’, ‘엽기적인 그녀’ 다 다른 장르였다. 감독님께서 늘 남다른 그림을 그리시기 때문에 나도 작품마다 새로운 것들에 도전해볼 수 있었다. 작품적으로도 그렇지만 늘 주변을 따뜻하게 챙기시는 모습에 나도 많은 것들을 배운다.

Q. 모녀 작가는 많은 작품에 함께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김민휘: 미실(고현정 분) 장신구로 호평 받은 드라마 ‘선덕여왕’. 재인이의 데뷔작 ‘장옥정, 사랑에 살다’, 해외에서 큰 파급력이 있었던 ‘별에서 온 그대’,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등 기억에 남는 작품들이 많다. 우리 브랜드를 지지해주는 한 싱가포르 팬 분께서 내가 작업한 드라마 ‘선덕여왕’ 이순재 씨의 역할이 재인이가 작업한 드라마 ‘화랑’ 박형식 씨의 역할이라며 두 분이 착용한 장신구 장면들을 모아서 엽서로 만들어주셨다. 우리 인터뷰가 해외로도 번역돼서 그런 자료들이 퍼진다고 들었다. 새로운 경험이었다. ‘화랑’ 팔찌는 순금으로 제작 의뢰 오는 주문이 많은데 그 팔찌를 착용하면 꼭 왕이 된 것만 같다고들 하신다.(웃음)

정재인: 외국 팬께서 쌍룡팔찌 사진 해시태그에 한국어로 ‘내가 왕이다’라고 써 놓으신 것을 봤는데 재밌었다.(웃음) 그런 게시물을 볼 때마다 새로운 영감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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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준과 박형식의 쌍룡팔찌 (KBS ‘화랑’)

Q. JTBC 드라마 사상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흥행작 ‘품위있는 그녀’ 김희선의 주얼리 선생님으로도 화제가 됐다.
정재인: 김희선씨는 얼굴도 예쁘지만 마음 씀씀이도 참 예쁜 분인 것 같다. 리허설 때도 주얼리 예쁘다는 말씀을 정말 많이 해주셨다. 근데 메이킹 필름이 돌아갈 때 다시 한 번 쳐다봐주시면서 ‘주얼리 정말 너무 예뻐요’ 해주셨다. 우리가 뒤에 있었기 때문에 김희선 씨께서 몸을 돌리지 않으면 우리를 볼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도 말이다. 그 때 진짜 감동 받았다. 여러 가지 배려를 해주셨지만 그 일은 정말 못 잊을 것 같다. 배려심 깊은 김희선 씨 덕분에 현장 갈 때마다 행복했다.

Q. 정재인 작가가 엄마와 같이 주얼리 디자이너의 길을 가게 된 것에는 엄마의 영향이 있었나?
김민휘: 솔직히 내가 이 일을 시작할 때 어떤 큰 목표를 가지고 일을 시작한 것이 아니었다. 내가 착용할 쥬얼리를 만들고 싶어서 공부를 시작했다. 무조건 이것이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이 아니었기 때문에 속상한 일이 생겼을 때 그만할 때가 됐다고 쉽게 생각했다. 근데 딸이 너무 속상해했다. 본인이 따로 잘 하는 것들이 많았는데 나와 같은 길을 가겠다며 포기하지 말자고 했다. 괜히 미안하기도 했지만 잘 해내고 있는 모습을 보니 대견하다. 주얼리를 하지만 주얼리만 하고 있지 않다. 이런 혁신적인 비전은 누가 가르친다고 해서 되는 일도 아닌데 본인 스스로 새로운 길을 계속해서 개척해나간다. 그런 면들을 보면서 나도 신선한 영감을 받고 있고 딸 덕분에 나도 새로운 꿈을 꾸게 된다. 야무진 딸에게 늘 고맙다.

정재인: 그 때는 마냥 아깝다는 생각만 들었다. 나는 언제나 엄마가 쌓아 온 디자인 세계에 큰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같이 할 마음은 없었다. 근데 엄마가 그만둔다고 하니 진짜 끝인가 싶었다. 엄마가 쌓아온 것들이 다 없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너무 아쉽고 마음 아팠다. 처음에는 엄마를 돕고 싶은 생각이었지만 지금은 스스로도 재미와 성취감을 느끼고 있다. 물론 힘든 일이 없지는 않지만 그 힘든 일을 몇 배로 상쇄시켜줄 만큼 곧 좋은 일이 또 생기고 그렇게 일의 방향이 좋은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은 덕분이다.

내가 나를 포기하려고 했을 때도 딸은 나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엄마도 전 세계에 하나 밖에 없는 사람이야”

Q. 김민휘 작가는 정재인 작가가 같은 길을 가고자 했을 때 우려는 없었나?
김민휘: 사실 우리나라 귀금속 업계, 특히 예물 시장은 흔히들 전쟁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매우 치열하다. 나는 처음부터 전쟁처럼 전투적으로 일하고 싶지 않았다. 일을 재밌고 행복하게 하자는 주의인데 재인이가 뭐든지 열심히 하는 성격이라 전쟁터에 뛰어들까봐 걱정 됐다. 다행히 재인이가 돈에 최고의 가치를 두지 않는다. 그래서 그 전쟁터에 뛰어들지 않고 새로운 디자인 개발에 집중하며 다른 방향으로 일을 풀어나갔다. 치열하게 일하기는 하지만 그 치열함이 오로지 자신의 내면과 작품 세계, 그리고 스스로가 나아갈 방향을 향해있기 때문에 그 점이 멋져 보인다.

정재인: 나는 전쟁터에 뛰어들 마음이 전혀 없다.(웃음) 언제나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고 싶다.

Q. 평화롭게 산다고 하기에는 일을 너무 많이 하고 있다. 드라마마다 민휘아트주얼리를 만날 수 있다.
정재인: 내가 일을 많이 하니까 욕심 많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근데 내가 도움을 받았던 사람에게는 꼭 도움이 되고 싶기 때문에 주말이건 늦은 시간이건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은 하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일이 많은데 사실 힘들지는 않고 좋은 점이 더 많다. 신경 써서 나를 찾아주는 것도 감사하고 내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는 것도 기쁘다. 어제 밤에 보낸 브로치도 원래 선물로 받는 장면인데 수정고에 착용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이 브로치 정말 예쁘다”는 대사도 추가됐다. 정말 너무 감사한 일들이다. 내가 일을 좋아하기는 하는 것 같다.

김민휘: 재인이가 열심히 하지만 욕심이 많지는 않다. 조금 다른 이야기인 것 같다. 기본적으로 본인 것이 아닌 일에는 관심이 없다. 본인이 가진 것과 본인 옆에 있는 사람을 최고로 여길 줄 아는 아이다. 남들이 돌이라고 해도 본인이 가진 것을 보석으로 보고 빛나게 가공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렇다고 본인만 중요한 사람도 아니고 옆에 있는 사람들 역시 소중하게 여긴다. 고양이만 해도 내가 키우는 고양이가 세상에서 가장 예쁘고 엄마 아빠도 우리 엄마 아빠가 최고고 그런 식이다.(웃음) 내가 디자인을 그만두려고 했을 때 장난 식으로 안하겠다고 한 것이 아니었다. 근데 재인이가 칼 라거펠트, 비비안 웨스트우드 같이 나이가 들어도 활발하게 활동하는 디자이너 이야기들을 끊임없이 해주면서 내게 용기를 줬다. 내가 “그 사람은 전 세계에 하나밖에 없는 사람이다.” 했더니 “엄마도 전 세계에 하나밖에 없는 사람이야” 했다. 내가 나를 포기하려고 했을 때도 딸은 나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딸과 엄마 관계를 떠나서 정말 특별한 인연이다.

정재인: 나는 엄마의 매일 매일을 옆에서 보면서 자란 사람이다. 엄마라서가 아니라 인간적으로 봤을 때 엄마가 정말 좋은 사람이고, 디자이너로 봤을 때도 정말 훌륭한 디자이너다. 내가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엄마를 끈질기게 설득할 수가 있었다. 엄마 같은 디자이너가 디자인을 안 한다면 국가적인 손실이다. 엄마만이 그려낼 수 있는 특별한 세계가 있다. 엄마의 일들이 더 잘 알려지길 진심으로 바란다. 엄마는 한국 유물을 모티브로 한 디자인으로 이태리, 일본 등 세계적인 대회에서 1등상을 수상하며 한국의 아름다움을 전 세계에 알린 디자이너다. 그리고 요즘 일하는 여성들이 결혼 후에 커리어가 없어질까 봐 걱정하는 일이 많은데 엄마가 희망이 될 수 있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엄마가 앞으로 더 활발하게 활동하는 모습을 통해 나도 계속해서 희망을 가지고 싶다.

Q. 보통 유명 디자이너의 2세 디자이너는 엄마의 이름을 지우고 본인의 이름을 전면적으로 내세우면서 독자적으로 활동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유로는 기존 브랜드의 식상함을 타파하고 싶다 던지 디자이너로서의 본인을 좀 더 내세우고 싶다 던지 다양할 것이다. 근데 정재인 작가는 오히려 엄마의 이름을 전면적으로 내세우는 방식을 택했다. 그리고 브랜드에는 식상함 대신 새로운 아름다움과 가치가 덧씌워졌다. 또한 ‘민휘’라는 이름을 내세우면서 김민휘 작가가 더 유명해졌는데 정재인 작가 역시 이름이 널리 알려졌다.
정재인: 일단 나는 엄마의 디자인 능력, 그리고 우리 브랜드가 가진 잠재적인 가치가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해서 그것들을 이어가고 싶었다. 한 브랜드의 철학과 역사는 진화하는 것이다. 하루아침에 순식간에 바뀌는 것이 아니다. 엄마가 그 시작점을 잘 잡아주셨기 때문에 내가 잘 해나갈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명품 브랜드들은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나는 기술보다도 그 역사가 정말 부러웠다. 민휘아트주얼리라는 브랜드가 짧은 시간 안에 헤리티지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은 엄마가 없었다면 할 수 없었던 일이다. 나는 정말로 다른 브랜드가 전혀 부럽지 않다. 우리 브랜드만이 가질 수 있는 클래식한 아름다움과 특별함이 있다. 전부 다 엄마 덕분이다.

김민휘: 재인이가 말을 참 겸손하게 하지만 디자이너로서 재인이만이 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재인이가 합류한 뒤에 우리 브랜드가 점점 더 발전하고 있다. 무언가를 새로 만드는 것보다 기존의 것을 새롭게 보이게 하는 일이 몇 배 더 어려운 일이다. 재인이가 정말 잘하고 있기 때문에 재인이가 주얼리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내가 먼저 주얼리를 공부하게 됐나 싶을 때도 있다.

Q. 엄마의 이름을 내세우더라도 정재인 작가 스스로도 빛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은 아닌가?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을 것 같다. ‘민휘아트주얼리’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첫 단추부터가 정재인 작가에게는 어떤 조급함 보다는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과 여유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정재인: 솔직히 나도 디자이너로서 좋은 감각을 가지고 있다고는 생각한다. 디자인에는 본인의 색깔이 드러날 수밖에 없다. 이미 엄마의 작품 세계가 알려져 있기 때문에 내가 하는 부분이 묻힐 수도 있고, 더 잘 보일 수도 있다. 근데 그런 것들은 상관없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고민이 없었다. 솔직히 내가 타인의 시선을 많이 신경 쓰는 스타일도 아니고, 나 스스로를 더 내세우고 싶다 던지 하는 욕심은 별로 없다. 내가 일을 시작했던 이유가 엄마가 포기하지 않길 바라서였기 때문에 엄마 이름을 내세우는 것은 매우 당연했다. ‘엄마 이름을 내세웠는데 엄마는 물론 나도 잘 알려졌다’는 것은 의도한 바가 아니지만 너무 감사한 일이다.

나는 그런 것들에 대한 믿음은 있다. 한 마음으로 함께 하면 모두가 더 잘 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누군가를 앞세워도 그 안의 구성원도 다 같이 잘 될 수 있다는 것. 디자이너라는 직업은 개개인이 더 드러나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협업이 쉽지 않다. 엄마 혼자 숍을 운영할 때도, 디자이너의 역할을 가진 사람들은 ‘내 이름을 더 내세우고 싶다’는 명목 하에 독립해서 개인 숍을 운영하는 일이 많았다. 다른 디자이너 부티크들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함께 하면 더 큰 힘을 낼 수 있을 텐데 아쉬웠다.

하나하나 쪼개지는 것 보다 힘을 모아 함께 10을 만들어 나누는 것이 개개인한테도 더 좋은 일이 된다고 믿어왔다. 내가 딸이라서 다르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테지만 그렇지 않다. 나는 우리 직원들도 개개인이 어떻게 더 발전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다. 우리 제작 파트의 공장장님 역시 인터뷰를 많이 하셔서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이 알려지셨다. 백발 할아버지가 돼서 TV에 나오게 될 줄 몰랐다며 좋아하시는데 그 모습을 보면 나도 기쁘다. 앞으로 다른 디자이너들이 계속해서 민휘아트주얼리에 들어와도 좋다. 여러 가지 개성으로 재밌는 색깔이 더해질 것 같다. 그러면 나도 더 다양한 영감을 받을 테고 나 스스로도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다양한 작업을 하고 싶기 때문인 것도 있는 것 같다. 꼭 내 이름이 일순위로 올라가지 않아도 된다. 기본적으로 나 혼자만 잘 되는 것은 의미 없다. 함께하는 사람들 모두와 행복한 미래를 그려나가고 싶다.

Q. 김민휘 작가는 앞서 우리나라 예물 시장에 문제점이 있다고 했다. 김민휘 작가가 생각하는 우리나라 예물 시장의 문제점은 무엇일까?

김민휘: 많은 사람들이 주얼리라고 하면 ‘바가지 쓰는 것 같다’는 인식을 가진다. 소비자들이 가격이 더 저렴한 것만 찾다보니 시장에서 금을 얇게 쓰고 금 함량을 낮춘 예물 세트가 많이 생산되고 있다. 멜리 다이아몬드 대신 큐빅을 쓰는 등 우리나라 예물 시장에서만 볼 수 있는 기형적인 현상들이 생겨났다. 멜리 대신 큐빅을 쓰면 당장은 큰 차이를 못 느껴도 시간이 가면 큐빅이 빛을 잃기 때문에 오래도록 가치 있게 사용할 수 없다. 물리는 형식이 아니라면 나중에 원석으로 교체하기도 힘들다. 계속해서 새로운 용어와 마케팅 방법들이 등장하지만 결국 대체할 수 없는 진짜인 부분들이 있다. 하지만 주얼러들을 탓할 수도 없는 것이 우리나라 소비자의 인식도 그렇지만 현재의 세금 제도가 너무나도 불합리하기 때문에 자꾸 정석이 아닌 방법들이 생기는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정석은 지키고 싶다. 일생에 단 한 번 뿐인 결혼 예물은 평생 간직하며 대대손손 물려줄 수 있는 보물이다. 때문에 눈앞의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눈속임으로 주얼리를 제작하지 말고 제대로 하자는 신념이 있다. 10년 넘게 이 자리를 지키고 있으면서 내 진심을 알아주는 고객 분들이 많이 생겼다. 정직하고 책임감 있게 하면 별도의 마케팅 없이도 사람들이 모인다. 오는 사람이 또 오고 소개로 또 오고한다. 진심은 다 통하기 마련이다. 신용을 잘 쌓았기 때문에 우리가 지금까지 단단하게 성장해올 수 있었다.

한국 예물 시장에만 있는 기형적인 현상들, 하지만 나는 정석을 지키고 싶다. 눈속임으로 주얼리를 제작하지 말고 제대로 하자는 신념이 있다. 정직하고 책임감 있게 하면 마케팅 없이도 사람들이 모인다. 진심은 통하기 마련이다. 신용 덕분에 우리가 단단하게 성장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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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정화, 손태영, 윤아정의 다이아몬드 주얼리 (MBC 당신은 너무합니다)

Q. 우리나라 사람들은 유색석보다 다이아몬드를 선호한다는 통계가 있다.
김민휘: 사실이다. 다이아몬드에 대한 선호도가 가장 높다. 나도 다이아몬드 주얼리를 가장 많이 디자인한다.

정재인: 요즘에 작업하고 있는 드라마 ‘당신은 너무합니다’에도 다이아몬드 주얼리가 많이 나온다. ‘요즘 보석 디자이너들은 그야말로 예술을 해놓는다니까. 세상에 예쁘기도 하지. 가지고 있어도 또 좋은 것이 보석 아닌가?’ 하는 대사가 나온다.

Q. 주얼리 디자이너라는 직업군에는 여성의 비율이 특히 두드러진다.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김민휘: 우리 업계에서는 주얼리 디자이너가 여자로서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직업이라고들 한다. 여자라면 누구나 반짝반짝하고 아름다운 것을 좋아하는데 매일 보석을 가까이 하니 마음도 반짝반짝해지는 것 같다. 보석은 무려 45억년 지구의 내력을 품은 광물이다. 그 자체로 기운이 세서 누구나 다루기 쉬운 카테고리는 아니다. 보석은 항상 특별한 사람만 지닐 수 있는 특별한 광물로 평가받아왔다. 우리의 역사를 되돌아봐도 보석이 중요하지 않은 때가 없었다. 보석은 주로 암석의 지질학적 순환 과정에서 높은 열과 압력을 받아 만들어지는데 모두가 보석이 되는 것은 아니다. 지구상 광물 종류가 약 4000여종인데 보석재는 100여종에 불과하다. 오랜 세월을 견뎌 아름다운 빛깔을 내고 단단한 강도를 지닌 희소성 있는 것만이 보석이 될 수 있다는 사실만 두고 보더라도 보석에는 특별한 힘이 있을 것 같지 않나. 보석마다 심신을 안정시켜주는 효과들이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 보석을 가까이 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되는 것 같다. 각 보석마다 고유의 기능성을 극대화시키는 디자인도 개발 중에 있다.

Q. 보석마다 심신을 안정시켜주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실제로 옥 찜질방, 자수정 사우나 등 보석을 테마로 한 찜질방과 사우나가 있고 보석으로 마사지를 해주는 뷰티숍도 있다. 최고급 황금과 다이아몬드 성분으로 피부를 관리한다는 등의 문구들도 자주 볼 수 있는데 보석에 건강에 도움 되는 효능이 있나?
김민휘: 원적외선이 방출되어 건강에 도움을 주는 보석들이 있다. 근거 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자수정이나 전기석, 옥 등은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보석 특유의 아름다움이 마음과 몸 모두 아름답게 가꿔줄 수 있다. G20 갈라쇼를 통해 선보였던 ‘비바코리아’는 침향나무에서 채취한 향목과 옐로우 다이아몬드로 제작한 작품인데 치유능력이 있다고 알려진 침향의 효능을 볼 수 있도록 침향이 몸에 닿도록 제작했다. 작품을 제작하는 동안 실제로 명현 현상을 겪어 신기했다.

Q. 주얼러는 세심한 작업이 요구되는 직업인만큼 꼼꼼하고 예민한 부분도 있어야 하나?
정재인: 무슨 일을 하던지 본인의 일을 할 때는 꼼꼼하고 예민하게 완벽을 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도 일할 때만큼은 그런 부분이 있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일상생활에서는 보통 보다도 덜 예민하게 지내게 된다. 항상 예민하게 생각하면 나 스스로도 피곤하기 때문에 내려놔야 된다.(웃음) 예전에는 의식적으로 내려놨던 일들이 있었는데 이제는 일상처럼 자연스럽게 된 일들도 있다. 음식도 전혀 가리지 않게 됐고 여러 가지로 더 편해진 것 같다.

Q. 정재인 작가는 예전 인터뷰에서 “내가 일에 애정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드라마 ‘장옥정, 사랑에 살다’와 ‘감격시대’, 영화 ‘상의원’ 세 작품으로 시작을 잘 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정재인: 정말 그렇다. 장신구도 호평을 받았지만 세 작품을 통해 좋은 인연들을 많이 만났다. 무엇보다 경력이 없던 나를 믿고 작품의 큰 부분을 선뜻 맡겨주셨던 것이 정말 감사했다. 그 믿음에 무조건 잘해내야 된다고 생각했다. 좋은 사람들 덕분에 작품 하는 내내 행복한 기억들이 많았다. 지금도 그 작품들에 함께 했던 분들과 잘 지내고 있다. 내가 주얼리를 다루는 것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주얼리를 통해 주얼리만 하고 있지 않다는 것도 참 재밌는 것 같다. 드라마 안에 주얼리와 관련하여 다양한 사건, 상황을 만나게 된다. 사극, 시대극, 현대극 등 배경도 달라지고 극마다 주얼리에 담기는 사연들도 다 다르다. 또 드라마 안에서 주얼리 패션쇼도 해봤고 커플 주얼리 화보도 기획해봤다. 드라마 주얼리 작업을 통해 다양한 일들을 할 수 있는 것이 즐겁다.

김민휘: 얼마 전에 KBS 드라마 ‘감격시대’ 의상 총괄한 분께서 우리 숍에 오셨다. 순수하게 열심히 하는 재인이가 참 예쁘다며 아직까지도 재인이를 잘 챙겨주신다. 재인이를 처음 만났을 때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재인이를 현장에서 처음 봤을 때 ‘내가 놓친 배역이 있나’ 싶어서 “너는 배역이 뭐니?” 물었는데 재인이가 정말 해맑게 “저는 배우가 아니고 주얼리 디자이너에요” 말했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하셨다.(웃음)

정재인: 그게 벌써 몇 년 전이다. 그런 추억들이 전부 다 소중하다. 그렇게 예전에 소소하게 말했던 것들을 이야기하다 보면 인생을 함께 살아가는 기분이다.

Q. 정재인 작가는 얼굴이 예뻐서 배우 하라는 말도 많이 들었을 것 같다
정재인: 예전 이야기다. 요즘에는 “또 못생겨졌네. 어제도 밤샜니?” 그런 말 주로 듣는다. 메이크업 선생님도 보통 사람들은 피부가 해마다 나빠지는데 나는 일주일 단위로 나빠진다고 하셨다.(웃음) 그래도 나는 지금의 내가 더 좋다. 언제나 내 자신을 믿고 있기는 했지만 불안감이 있었다. 내가 뭘 어떻게 할 수 있을지도 잘 몰랐다. 지금도 다 알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올해 들어서는 내가 ‘주얼리 디자이너’가 직업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5년차가 되니까 꾸준히 일이 이어지는 사람들이 생겼다. 소중한 인연들 덕분에 더 열심히 하고 싶어진다. ‘감격시대’ 때는 일을 처음 시작할 때라서 모르는 것이 많았다. 지금도 서툴지만 그 때는 더 했다. 나의 부족한 면을 다 아실 텐데도 계속 찾아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김민휘: 재인이는 본인이 참여한 작품, 본인에게 잘해준 사람에 대한 애정이 크다. ‘감격시대’가 대외적으로 평가가 안 좋아서 그런지 관계자 분들께서 다른 좋은 작품 이야기들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하신 적이 있다. 그 때 재인이가 “무슨 소리냐. 우리는 다 작품에 애정이 있지 않나. 그런 외부의 평가가 있을수록 우리 스스로 작품에 대해 더 좋은 이야기들을 하고 더 사랑해주는 것이 맞다” 했다. 그러자 다들 “그래. 우리 작품 좋았지. 나도 좋았던 추억이 많아” 하셨다. 어린애가 어른들을 혼내는 것도 아니고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웃음이 났다. 재인이가 성격이 좀 그렇다. 사람이건 작품이건 본인이 좋다는 확신이 들면 끝까지 좋고, 다른 사람도 그게 좋다고 생각하도록 만들어버리는 능력이 있다.

Q. 요즘에는 MBC 드라마 ‘왕은 사랑한다’ 작업에 한창이라고 들었다
정재인: ‘왕은 사랑한다’를 통해 비녀, 목걸이, 반지, 치포관, 상투관, 머리장식, 노리개 등 착용 장신구를 넘어 왕좌, 휴식 의자, 벽에 붙은 그림, 콘솔, 약장, 보석함, 신발 등 소품과 가구까지 디자인에 참여하게 됐다. 새롭게 도전하는 아이템들이 있기에 더 재밌게 작업할 수 있는 것 같다. 얼마 전에 피팅 차 임시완 씨와 홍종현 씨, 그리고 장영남 씨를 만났는데 분위기가 정말 화기애애했다.

김민휘: 박환희 씨와 장영남 씨는 숍에도 오셨는데 많은 아이디어와 영감을 주고 가셨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SBS 드라마 ‘엽기적인 그녀’, 고려시대를 배경으로 한 MBC 드라마 ‘왕은 사랑한다’ 두 작품에 모두 함께 작업하고 있어서 더 신경 쓰인다. 장신구로 캐릭터가 차별화되는 지점들을 잘 풀어내려고 고민하고 있다.

정재인: 아무래도 직접 소통하고 나니 주얼리 디자인들도 더 잘 나오게 된다. 극 중 손톱반지를 착용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디자인할 시간이 이틀도 채 안 주어졌다. 급하게 작업했는데도 한 번에 OK 받았다. 특히 작가님께서 반지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대본에 몇 번 더 잘 써주셨다고 하는데 정말 감동받았다. 작가님과도 뭔가 잘 맞는 것 같다. 대본에 윤아 씨의 팔찌와 반지가 나오는데 수레바퀴 모양을 디자인의 모티브로 잡았다. 나중에 들었는데 윤아 씨의 가문을 상징하는 문양이 수레바퀴라는 것이다. 그리고 요즘에 화장품 회사와 콜라보로 케이스를 개발 중인데 나비가 디자인의 중심이라서 나비 문양을 많이 개발하고 있다. 근데 홍종현 씨의 가문을 상징하는 문양이 나비 문양이다. 그리고 박환희 씨, 윤종훈 씨 등 홍종현 씨의 가문 사람들이 다양한 나비 모양의 장신구들을 착용할 일이 많다. 그래서 개발한 모티브들을 많이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또 우리와 콜라보하고 있는 안마의자 기업과 왕과 용을 모티브로 풀어내는 아이템이 있는데 임시완 씨의 모티브도 왕과 용이다. 아마도 콜라보 한 작품을 드라마를 통해 최초로 선보이게 될 것 같다. 여러 가지로 뭐가 계속 잘 맞는 느낌이 드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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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 ‘Touch’ MV (유튜브)

Q. 엄마와 딸이 함께 하면 재밌는 일도 많을 것 같다.
김민휘: 신기한 일이 있다. 내가 ‘신라’ 시대 왕실 장신구로 작품을 시작했고, 해외에서 첫 수상을 했다. 그리고 ‘신라’ 면세점에 가장 먼저 입점했다. 그리고 재인이가 ‘조선’ 시대 패션 디자이너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장옥정, 사랑에 살다’로 데뷔했다. 그리고 웨스틴 ‘조선’ 호텔에 가장 먼저 입점하게 됐다. 그렇게 이어지는 일들이 생긴다. 나는 딸과 함께 해서 젊어지는 기분이다. 이제는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친근해졌다. 얼마 전에 신화 콘서트에 초대를 받아서 다녀왔다. 콘서트 장 길목에 드리미 사진들이 있었는데 재인이가 사진들을 일일이 가리키면서 ‘엄마, 이거 우리 반지야. 이건 우리 팔찌야’ 했다.

정재인: 이번 ‘Touch’ 뮤직비디오에서 반지들이 너무 잘 나왔다. 내가 참여한 뮤직비디오 중에 그렇게 반지가 잘 나온 뮤직비디오가 또 없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너무 잘 나왔다. 콘서트 때도 'Touch' 무대가 가장 반가웠다.(웃음) 콘서트가 정말 좋았다. 무대도 멋졌지만 전하는 메시지들도 멋졌다. ‘신화는 단지 오래된 그룹이 아니다. 멤버 변동, 해체 없이 19년 동안 한 자리를 지킨 유일한 아이돌 그룹으로 그 이름처럼 가요계의 신화를 쓰고 있다’고 했는데 정말 대단하게 느껴졌다. 19년이라니 정말 대단하다. 서로의 단점을 이야기하는 시간도 있었는데 이제는 그게 단점이 아니라 그 사람임을 알아볼 수 있는 특징이 됐다는 말이 인상 깊었다.

김민휘: 이 말은 신화 멤버들이 기사로 나갔으면 좋겠다고 했던 멘트다. 재인이가 인터뷰 때 기회가 되면 말해야겠다고 했는데 진짜 할 줄은 몰랐다.(웃음) 그런 말들을 스치지 않고 도움이 되고 싶어 하는 마음이 예쁘다.

Q. 두 사람이 일을 함께 하면서 가장 잊지 못할 순간은 언제인가?
정재인: 우리 일로 카네기홀에 갔을 때 진짜 마냥 행복했다. 카네기 홀 이벤트 자체도 좋았고 엄마와 함께 뉴욕 곳곳을 누비며 “다음에는 여기도 오고, 저기도 가자” 하며 다닐 때 정말 좋았다. 뭔가 함께 달려 나갈 곳이 있다는 것은 신나는 일이다.

김민휘: 재인이는 지칠 줄 모르는 에너자이저다. 여행 갈 때마다 “발에 바퀴가 달렸니?” 한다.(웃음) 구석구석 열심히 구경한다. 서울에서는 집에만 있는 집순이인데 여행만 가면 그렇게 신나 한다. 그래서 혼자 두면 더 불안하다.

정재인: 나는 혼자 알아서 잘하는데 엄마가 지나치게 걱정한다. 내가 호기심이 많지만 조심성도 정말 많다. 그래서 나쁜 일을 겪은 적도 없는데 엄마가 왜 그렇게 걱정하는지 모르겠다.

김민휘: 딸이 없으면 심심하다. 걱정되지는 않는다. 어디 가도 잘 살 아이다. 매일 매일을 너무 즐겁게 보내서 아예 눌러 살까봐 걱정될 뿐이다. 이번 연휴에 ‘감격시대’ 기모노 선생님께서 우리 가족을 별장에 초대해주셨다. 돌아오는 날, 공항에서 선생님께서 재인이를 하루만 더 일본에 머무르게 해달라고 부탁하셨다. 그 말씀에 재인이는 너무 신나했는데 며칠이 지나도 안 왔다. 역시 혼자 놔두고 오면 안 된다.(웃음)

정재인: 선생님께서 또 다른 엄마처럼 생각하라며 따뜻하게 대해주셔서 잘 지내고 왔다. 기억에 남는 일이 있는데 마지막 날에 선생님의 일본인 친구를 만나게 됐다. 그 분께서 나와 함께 작업한 아이돌 그룹 멤버와 친했는데 연락이 끊겼다며 연락처를 알려줄 수 있냐고 하셨다. 그래서 메시지로 물어봤더니 본인도 꼭 연락하고 싶었던 분이라 찾고 있었다고 했다. 나중에 두 분의 지난 이야기를 듣게 됐는데 정말 소중한 인연이었다. 그렇게 끊어졌던 인연을 내가 다시 이어주게 돼서 정말 뿌듯했다. 외국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다니 인연은 정말 알 수 없다는 생각도 하게 됐다. 상상도 못해봤던 일이다.

Q. 모녀가 다투는 일은 없나?
김민휘: 많이 다툰다. 당연한 것이 우리가 보통 모녀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 하루에도 함께하는 시간이 기니까 의견이 충돌될 일도 더 많다. 내가 했던 일을 딸도 하고 있다 보니 더 그렇다. 기존에 어느 정도 되어 있던 일을 다른 맥락에서 바라보고 새로운 가치를 부여한다는 것은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것보다 몇 배나 더 힘들다. 재인이가 그 일을 하고 있다. 재인이는 늘 새롭게 발전시키고 싶어 하니까 기존에 내가 했던 방식들을 바꾸려고 하고 그 과정에서 의견충돌이 생긴다. 그래도 늘 합의점을 찾고 발전해 나간다.

정재인: 우리는 옆에서 서로를 더 나아질 수 있게 만드는 관계다. 건강한 관계는 잘못한 걸 서로 고쳐나가면서 함께 발전해나가는 것이다. 다투는 일도 필요하다. 내가 솔직하고 정확한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그 때 그 때 다 말하고 오해를 해소하는 것이 낫다. 대화를 통해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맞춰나가면 다 풀린다. 엄마기 때문에, 딸이기 때문에 영원히 져준다면 언젠가는 지칠 수도 있고 발전도 없다. 오히려 가족이라서 더 세게 말하기도 한다. ‘딸인데 그럴 수 있지’라고 생각할까봐. 실제로 엄마가 좀 그러시기도 한다.(웃음) 근데 내가 좋지 않은 이야기를 하더라도 엄마는 기분 나빠하지 않는다. “그래. 그건 내가 잘못 생각했다.” 그렇게 유연하게 받아주시니까 내가 티는 안내지만 속으로 멋지다고 느낀다. 대체로 내가 잘못할 때가 더 많다. 연륜 차이는 어쩔 수 없기 때문에 내가 평생 엄마를 따라잡지는 못한다.

김민휘: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언제나 토론의 과정을 통해 정답에 가까운 해결책을 낼 수 있다. 그렇지만 토론도 말이 통하는 사람과 해야 발전이 있는데 재인이는 자기 검열이 강하고 합리적으로 생각한다. 타인과 소통하면서 타인의 의견을 수용하려는 개방적인 자세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나도 수긍하게 되고 토론의 결과물이 늘 좋다. 우리는 안 좋은 상황이 벌어질 때마다 그 일을 되짚어 보면서 함께 이야기한다. 물론 이미 벌어진 일은 어쩔 수 없다. 근데 똑같은 일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왜 그랬는지,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해봐야 된다. 그런 의미에서 이야기를 다시 꺼낸다.

정재인: 사실 그동안은 조급한 마음이 있었는데 요즘에 어떤 클래식 업체와 콜라보를 진행 하게 되면서 마음이 좀 편해졌다. 케이팝 일을 하게 되면서 케이팝을 주로 들었는데 이번 콜라보를 통해 클래식에 더 귀 기울이게 됐고 마음이 편해졌다. 급했던 마음들이 차분해 지는 느낌이 있었다. 일을 하면서 늘 조급한 마음이 앞섰고, 빨리 무언가를 해내야 한다는 강박관념도 있었다. 방송 일 특성상 내가 잘못하면 많은 사람들에게 큰 피해를 준다. 그게 정말 무서운 책임감으로 다가왔다. 이제는 조금씩 마음을 편하게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김민휘: 나도 대학에서 첼로를 전공했고 재인이도 첼로를 오래 공부했다. 그리고 지금은 주얼리 디자인을 함께 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 콜라보에서도 펼칠 수 있는 이야기가 많았다. 딸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서 참 좋다.

Q. 디자인할 때 의견 충돌이 있나?
김민휘: 사람들이 디자인에 관해서 많이 다툴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우리는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하고, 각자의 스타일을 인정하는 성향이기 때문에 의외로 일에 관해서는 다툴 일이 별로 없다. 우리 회사는 내부에서 ‘안 좋다’는 의견이 나오면 바로 수긍하고 흔쾌히 수정하는 분위기다. 그것보다 재인이는 정리 정돈을 잘 하고 늘 깔끔한 상태로 있기를 원하는데 나는 한꺼번에 정리하는 스타일이라 그런 부분에서 좀 부딪힌다. 사실 우리가 계속 같이 살고 있지만 같은 일을 하기 전에는 이런 부분이 부딪히는 줄 몰랐다. 집은 따로 청소해주시는 분이 계시니까 신경 쓸 일이 없었는데 일터는 그렇지 않으니까 부딪히게 된다. 사실 나는 재인이가 정리를 잘 해서 좋기는 하다. 종류별로 분류를 다 해놓고 이름표를 붙여놔서 뭐든지 찾기가 너무 쉽다. 재인이는 새벽까지 일하다가도 정리를 다 하고 퇴근한다. 어질러져 있으면 아침에 출근한 직원의 기분이 안 좋을 것이라며 뒷정리를 꼭 한다.

정재인: 나는 정리 정돈이 안 되어 있으면 신경 쓰인다. 공동으로 쓰는 공간이라서 더 그렇다. 그리고 쓸데없이 낭비하는 것을 싫어하는데 정리가 안 되면 낭비가 생긴다. 특히, 주얼리는 부속이 작아서 더 그렇다. 쓴 사람이 바로 정리를 해야 불필요한 문제가 안 생긴다. 정말 작은 부속이 부주의하게 사라지면 전체를 바꿔야 할 때가 있다. 그건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이기 때문에 그런 일들이 생길 때마다 아쉽다. 우리 직원 모두에게 이야기 하는 부분이다. 차라리 다 같이 맛있는 것을 먹거나 기부하는 것은 하나도 아깝지 않은데 그렇게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 소비는 아깝다. 오랜 시간 공동생활을 하면서 서로 이해하는 부분들이 생기기는 했지만, 정리 정돈을 잘 하는 사람하고 결혼해야겠다는 생각은 든다.(웃음)

Q. 모녀가 보는 서로의 장점은?
김민휘: 재인이는 정말 순수하다. 나는 재인이의 그 예쁜 마음을 지켜주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 나도 방송 일을 한 지가 10년이 넘었다. 나와 재인이를 10년 이상 지켜보신 분께서 “재인씨는 ‘아, 저거 내꺼다’ 그거면 되잖아. 그걸 보면서 행복해하는 사람이잖아.”하셨는데 맞는 말이었다.(웃음)

정재인: 나는 우리 주얼리가 보이면 행복하다. 정말로 ‘아, 저거 내꺼네’ 하는 거다. 촌스럽죠?(웃음) 엄마는 가슴 깊이 큰 열정이 있고 어떤 일을 책임감 있게 해야 된다는 생각이 확실하신 분이다. 옆에서 많이 배운다. 내가 보는 엄마의 가장 큰 장점은 포용력이 정말 크다는 것. 나는 아니라고 생각하면 말한다. 너무 경우가 없다고 생각이 들면 화도 난다. 근데 엄마는 알면서 모른척하고 넘어가야 될 때가 있는 것이라며 많이 참으신다. 나는 얼굴에 바로 티가 나서 안 된다.(웃음) 매사 정확하고 솔직한 것을 좋아하기도 한다.

김민휘: 나는 소심해서 따질 것들을 잘 못 따지는데 재인이는 가감 없이 말한다. 그러면 사람들이 또 그 이야기를 다 들어주고 시정해주려고 해서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게 된다. 재인이는 얼굴에 무슨 생각하는지가 다 써 있다. 사람들도 어쩌면 저렇게 표정을 못 숨기냐고 한다.(웃음) 이름이 알려질수록 부당한 상황에 대응 못하기가 쉬운데 재인이는 본인이 크게 잘못한 일이 없으니 괜찮다며 할 말 다 하고 그런다. 그래도 사람들이 재인이를 참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다.

‘미씽나인’ 최병길 감독님께서도 재인이에 대해 재인이가 진심이 있고 진정으로 따뜻한 사람이라서 그게 참 장점이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재인이가 너무 착해서 이 일을 하면서 손해보고 상처받을까봐 걱정도 했었다. 근데 정직하게 하고 배려하는 마음 때문에 재인이를 좋게 봐주시는 사람들이 주변에 모이는 모습을 보고 이제는 걱정을 덜 한다. 재인이는 나와 다녀서 재미없을지도 모른다. 드라마 종방연 때 작가님께서 “엄마가 그렇게 쫓아다니는데 무서워서 누가 말이라도 제대로 걸겠냐”고 하셨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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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영과 성준의 브로치 (KBS ‘완벽한 아내’)

Q. 최근에 작업한 드라마 속 가장 기억에 남는 아이템은?
정재인: KBS ‘완벽한 아내’에서 사건의 단서가 되어 준 브로치. 화면에 클로즈업이 많이 돼서 정말 행복했다.(웃음) 주얼리가 너무 예쁘게 나와서 감독님을 찾아봤는데 ‘골든 크로스’때 만난 홍석구 감독님이셔서 ‘역시’했다.(웃음) ‘골든 크로스’때 주얼리가 많이 나와서 현장에도 몇 번 갔는데, 감독님께서 정말 세심하게 연출하시는 모습을 봤다. 주얼리 예쁘게 잡아주신 성준 씨와 고소영 씨께도 정말 감사했다. 브로치가 나왔던 8회부터 종영 때까지 드라마의 애청자였다.(웃음)

Q. 김민휘 작가는 UHD TV를 통해 작품 세계가 조명되기도 했다.
김민휘: 드라마를 통해 작품이 비춰질 때와는 또 다른 감동이 있었다. 촬영 도중에 마치 주얼리가 말을 거는 것처럼 반짝 하는 순간이 몇 번 있었다. 그 때마다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동시에 ‘우와’ 하며 감탄사를 내뱉었다.(웃음) UHD로 촬영하는 것은 일반 촬영보다 장비도 많이 필요하고 신경 쓸 부분이 많았는데 언제나처럼 재인이가 밤새가며 도와줘서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일주일 넘게 우리와 함께 지낸 피디님들께서 재인이가 너무 예쁘고 착하다며 칭찬을 많이 하셨다. 앞으로 더 잘 될 사람이니까 계속 잘 부탁한다고 하셨다.(웃음) 재인이가 나뿐만이 아니라 우리 직원들도 화면에 다 잘 나올 수 있도록 세심하게 신경 썼는데 정작 본인은 한 컷도 안 담았다. 피디님도 계속 권유하셨는데 말이다. (얼굴이 알려지는) 그런 부분에 대해서 본인 스스로가 너무 욕심이 없다. 우리를 촬영한 분들께서 보통 재인이 또래의 활동하는 디자이너들은 무조건 TV에 나오려고 하고, ‘돋보이고 싶다’는 생각들을 하는데 재인이가 너무 욕심 없고 꾸밈없다고 말씀하신다.

Q. 김민휘 작가는 TV 매체에서 자주 볼 수 있고 정재인 작가는 지면 인터뷰에서 자주 볼 수 있다.
정재인: 그렇게 크게 촬영할 때는 누군가는 뒤에서 봐줘야 하고 컷마다 주얼리 들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지면 인터뷰는 기자님과 시간을 가지고 찬찬히 이야기하면서 내 생각을 정리할 수 있어서 좋아한다. 내가 기존에 있던 방식과는 좀 다르게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같은 업계에 있는 분들도 내가 무슨 일을 하는 건지, 어떤 생각으로 일하는 건지 잘 모르신다. 계속해서 같은 질문을 받을 때도 있다. 그래서 인터뷰를 통해 내 생각과 내가 하는 일들을 알릴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그리고 인터뷰 하면서 많은 것을 배운다. 기자님들께서 질문이 아니라 대화를 하신다. 여러 가지 좋은 말씀들을 많이 해주신다. 예상치 못한 질문들을 받으면서 한 번 더 생각을 정리하게 되는 과정들도 좋은 것 같다. TV 매체는 혹시 내가 실수할까봐 자꾸 망설이게 되고, 안하게 된다. 내가 말을 잘 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한 프로그램을 위해 얼마나 많은 분들께서 고생하는지 잘 알기에 내가 말을 재미없게 해서 피해주는 일이 생길까봐 무섭다.

김민휘: 재인이가 본인 앞으로 들어온 프로그램도 자꾸 나로 바꾸려고 한다. 하도 그러니까 작가님과 피디님들께서 내가 시킨 줄 아시기도 한다. 근데 지내면서 재인이의 진심을 봐주시고 그 진심이 너무 예쁘다며 재인이보고 21세기 효녀심청이라고 하신다.(웃음)

정재인: 엄마는 말씀을 잘 하신다. 엄마가 잘 할 것이라는 것을 안다. 그리고 엄마가 방송을 하면서 사람들과 좋은 기운을 주고받으면서 행복해하시는 모습을 많이 봤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있으면 기쁘다.

Q. 김민휘 작가는 정재인 작가가 새로운 방식으로 일하고자 했을 때 아무 우려가 없었나?
김민휘: 재인이가 타인의 의견을 많이 물어보기도 하지만 본인의 생각대로 하는 편이다. 재인이가 생각을 많이 하고 행동을 하기 때문에 실수가 적다. 그리고 이야기를 들어보면 다 타당한 이유가 있고 핵심적인 스토리가 있다. 무엇보다 기본이 선한 생각이다. 선한 생각을 바탕으로 똑똑하게 이야기하기 때문에 반박할 수가 없다. 그리고 누군가가 아니라고 하면 그 의견을 개방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자세도 가지고 있다. 늘 새로운 방식으로 일하고 싶어 하기 때문에 그런 마인드가 가능한 것 같다. 여러 가지로 요즘 트랜드와 잘 맞는 방향으로 일을 잘 해내고 있는 것 같아서 든든하다.

정재인: 내 옆에 진심이 있고 정말 좋은 사람들이 많다. 처음 드라마 시작할 때 만난 한복 선생님과 어제 만났는데 선생님께서 ‘나는 재인이 네가 정말 잘 됐으면 좋겠어. 내가 알고 있는 노하우를 전부 다 알려 주고 싶어’라고 하셨다. 그 말씀을 하실 때 눈빛에 진심이 가득 담겨 있었다. 그 때 선생님의 눈이 너무 예뻐 보여서 “선생님 써클 렌즈 끼셨어요?” 했다.(웃음)

김민휘: 사람들이 재인이를 좋아한다. 어른들도 예뻐하고 동생들도 다 잘 따른다. 얼마 전에는 JYJ 스타일리스트 팀에 있던 친구가 놀러 왔다. 그 친구가 이제는 스타일링 일을 하지 않는데도 와서 재인이를 찾고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털어놓는데 보기 좋았다. 일이 아니더라도 믿고 의지하는 관계들이 많아서 좋아 보인다. 우리가 하는 일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데 가만히 보면 재인이가 일을 늘리는 것이 아니다. 옆에 있는 사람들이 재인이보고 자꾸 일을 더 하라고 부추긴다. 이것도 하자고 하고 저것도 하자고 하고 그런다.

정재인: 내 몸이 하나다.(웃음) 엄마와 우리 민휘아트주얼리 식구들과 함께 해서 늘 든든하고 잘 해낼 수가 있다.

Q. 민휘아트주얼리는 자체 공방을 운영하면서 디자인부터 제조까지 원스톱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이 시스템으로 인해 고퀄리티 작품의 빠른 생산과 A/S가 큰 강점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최근 선보이고 있는 기업체와의 콜라보레이션은 조금 다른 문제일 것 같다. 주문 제작 핸드메이드 작품과 대량 생산 상품은 다를 것 같은데 어려움이 없나?
김민휘: 우리는 원래 핸드메이드 작품을 주로 만들던 회사인데 기업과 콜라보레이션 하는 작품은 수량이 몇 배로 많아진다. 대량으로 제작하는 과정 중에서도 잘 모르는 부분이 있었고 하청을 주면서 힘든 점들도 있었다. 하지만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이제는 하청이 아닌 자체 제작으로도 대량 생산을 잘할 수 있게 됐다. 경험이 쌓이면서 실력이 늘었다. 대량 생산 시스템을 갖추는 데 있어서도 자체 공방을 운영한다는 것이 큰 강점이 된다. 대량 생산에서도 빠른 생산과 단가 절감은 필수적인 요소기 때문이다.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대량 생산 시스템을 체계화시키게 됐는데 우리 작품 생산 체계에도 큰 도움이 됐다. 더욱 더 뛰어난 품질의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생산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내가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어느 회사에 하청을 맡겨도 우리 직원들만큼 우리 물건을 잘 마무리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작품 수준의 제품을 생산하려면 세심하고 완벽한 마무리가 중요하다. 아무리 대량 생산 물건이라도 정성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Q. 여러 기업들과 콜라보레이션을 하면서 느끼는 바가 많았나 보다
김민휘: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재인이가 앞으로 정말 좋은 CEO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 좋은 것들이 보일 때마다 ‘우리식구들에게도 저런 것들을 해줘야 겠다’고 했다. 재인이가 보는 시야가 넓어서 많은 것을 보면서도 작은 것들도 잘 챙긴다. 평소에도 늘 직원들의 자리를 들여다보면서 서랍이 더 있으면 편하겠다며 서랍을 만들어주기도 하고 자리가 추운 것 같다며 난방 기구를 설치하기도 한다. 상대방이 말하기 전에 본인이 먼저 캐치하고 물어본다. 초콜릿을 좋아한다고 하면 초콜릿을 사다놓기도 하고 그런다. 평소에 하는 일들을 보면 ‘그 정도까지 할 필요가 있나’ 싶을 정도로 남을 배려하고 강한 책임감이 있다. 재인이의 매일을 지켜보는 우리 직원 모두가 알거다. 재인이가 매번 앞장서서 열심히 하고 솔선수범하니까 누구도 불평불만 하지 않는다. 우리가 큰 회사가 아니다보니까 우리 직원 모두가 일당백의 역할을 한다. 모두가 중요한 일들을 하고 있다. 바쁜 와중에도 서로 챙기면서 지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데 재인이가 잘해줘서 고맙다.

Q. 직원을 뽑을 때도 어떤 기준이 있나?
김민휘: 면접할 때마다 꿈을 꼭 물어본다. 저번에 면접 본 어떤 학생이 국내 주얼리 회사 몇 군데에서 경험을 쌓아서 글로벌 명품 브랜드에 취직하는 것이 꿈이라고 했다. 근데 나중에 글로벌 명품 브랜드에 취직되기를 바라지 말고 네가 지금 있는 곳을 글로벌 명품 브랜드로 만들 생각은 없냐고 되물어봤다. 나는 우리 브랜드에 자부심을 가지고 자신의 역할에 책임감이 있는 사람인지를 본다.

정재인: 나도 꿈을 물어본다. 그리는 미래와 가고자 하는 방향이 비슷한 사람에게 호감이 간다. 또 솔직하고 진정성이 있는 사람인지, 함께 걸어가면서 작은 것도 같이 나눌 수 있는 사람인지를 본다. 일단 기본 바탕이 선한 마음이었으면 좋겠다. 이기적이고 나쁜 마음을 가진 사람은 절대 싫다.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다고 해도 싫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자존심이 있고, 열정이 있었으면 좋겠다. 본인이 하는 일에 있어서 제대로 해내고자 하는 마음이 중요하다. 다른 사람이 못 보더라도 작은 디테일이 틀어졌다면 스스로 다시 잘 해보자고 하는 그런 열정은 가르친다고 되는 것이 아닌 것 같다.

Q 심성은 착하지만 열심히 하지 않는 직원은?
정재인: 열심히 하지 않는 사람은 심성이 착한 사람이라고 할 수 없다. 심성이 착한 사람은 기본적으로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겠다는 책임감이 있는데 주어진 일도 열심히 하지 않는 사람이 착할 리가 없다. 열심히 하는 사람 모두가 심성이 착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심성이 착한 사람 중에 열심히 하지 않을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진정으로 열심히 하는 것은 마음에서 우러나와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강요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도 생각한다. 어차피 결과물로 다 보여 지는 부분이다. 정말 열심히 하면 그게 다 보여 진다.

김민휘: 본인이 정말 열심히 하니까 자신 있게 ‘열심히’라는 말을 할 수가 있는 것이다. 재인이처럼 열심히 하는 사람이 별로 없을 것 같다. 누군가는 불가능하다고 해도 아침에 출근해서 보면 재인이가 밤새 직접 해결해서 완성한 것들이 많다.

Q. 디자이너로서의 중요한 자질은 뭐라고 생각하나?
정재인: 나는 뭔가가 잘못됐을 때 무엇이 문제인지, 왜 잘못됐는지, 또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한다. 생활할 때도 그렇지만 디자인할 때도 그렇게 한다. 손으로 그리는 그림이나 테크닉보다 머리로 하는 생각, 창의력이 먼저다. 디자인이라는 활동이 더 예쁜 그림을 그려내기 위한 활동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디자인이라는 활동 자체가 이전의 것들보다 더 나아지게 만들려는 활동이다. 그리고 그 디자인을 사용하는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고 그 사람의 생각을 많이 들으려고 한다. 사용자의 눈을 통해 객관적으로 디자인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내가 사용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과는 또 다르다. 나는 디자인을 직접 한 사람이기에 그 디자인에 대한 이해 수준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내 디자인을 사용하는 사람의 모습을 관찰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김민휘: 사람들이 재인이에게 예술가는 자기중심적이어야 한다는 조언을 많이 하는데 나는 재인이의 소통, 공감 능력이 디자이너로서 큰 장점이라고 본다. 소통,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시대기 때문에 소통이 잘되고 보편타당한 개념을 지닌 디자이너가 필요해졌다. 재인이의 작업 방식을 보면 디자인을 착용할 사람에게 항상 어떤 스타일을 좋아하냐고 물어본다. 나이가 어린 아이돌 그룹 멤버 친구들과 작업할 때도 디자인에 관한 의견을 자유롭게 내라고 하는데 그것을 어려워하는 친구들이 많다. 그 때마다 선생님처럼 하나하나 다른 예시를 보여주면서 ‘이것이 좋냐, 저것이 좋냐’라며 디자인에 접근하기 쉽게 만들어주고 시간이 흐를수록 본인의 스타일을 스스로 찾아가게 만든다. 그래서 멤버들이 재인이를 선생님이라고 많이 부른다.(웃음) 재인이만의 그런 특별한 능력이 좋아 보인다.

디자이너는 작은 아이디어의 아주 사소한 가능성이라도 소홀하게 보지 않아야 한다. 좋은 디자이너는 작은 것에서 자유롭게 다양한 분야로 발상을 넓혀가는 ‘확산적 사고’를 가지고 있다. 디자이너는 다양한 콘텍스트를 다뤄야 되기도 하지만 기획과 디자인, 개발을 전체적으로 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평소에 생각을 많이 해야 된다.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다양한 키워드를 넘나들게 되고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길을 찾아낼 수 있게 된다. 사실 재인이처럼 다양하게 생각하고 폭넓게 보기가 힘들다. 내가 생각했을 때 재인이는 좋은 디자이너의 자질을 다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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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이유영 호루라기 목걸이 (tvN ‘갑동이’, OCN ‘터널’)

Q. 민휘아트주얼리는 많은 작품에 참여하다 보니 같은 아이템을 여러 드라마로 선보이게 되기도 한다. tvN 드라마 ‘갑동이’와 OCN 드라마 ‘터널’에서는 호루라기 목걸이가 중요한 매개체로 등장했다. 언뜻 보면 비슷해 보이지만 호루라기 목걸이가 클로즈업 잡힌 화면을 보면 상세 디테일이 매우 다르게 보인다. 텍스처나 색감, 형태 모두 다르다. 호루라기 같은 일상 소품도 일일이 다르게 디자인 하는 것인가? 그리고 단순히 목걸이가 아닌 실제로 소리가 나는 호루라기로서의 기능도 연구하나?
정재인: 두 작품 다 호루라기 목걸이가 매우 중요하게 나오고, 클로즈업 잡히는 장면이 많다. 질감, 색감, 형태, 크기 모두 다르게 디자인했다. 사실 나는 호루라기에 색다른 디자인을 넣고 싶기는 했는데, 두 작품의 감독님 모두 호루라기 하면 떠오르는 일반적인 모양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기를 원하셨다. 호루라기에 ‘불러만 주면 어디든지 달려갈게’ 하는 상징적인 의미가 담겨있지 않나. 클로즈업 장면에서 그런 의미가 딱 드러나길 원하셨기 때문에 원형에서 크게 변형되지 않기를 바라셨던 것 같다. 그래도 그 틀 안에서 다르게 디자인했다.

‘갑동이’ 호루라기는 김민정 씨께서 착용한다는 설정과 극의 전체적인 색감을 고려했다. 유광 처리를 하여 깔끔한 느낌을 강조했고, 전체적인 선을 얇게 써서 여성스러운 느낌이 나도록 디자인했다. ‘터널’ 호루라기는 이유영 씨께서 착용하는데 아버지 최진혁 씨의 유품으로 나온다. 엔틱한 느낌을 주기 위해 무광처리를 했고, 디자인에 조금 더 투박한 느낌을 더했다. 크기도 터널의 호루라기가 더 크다. 호루라기 같이 기능이 있는 아이템을 디자인할 때면 시중에 있는 호루라기들을 구입해서 구조를 다 뜯어본 뒤 어떤 원리로 소리가 나는지, 어떻게 구현할 수 있는지 다 연구하고 파악한 뒤에 제작한다. 두 호루라기 목걸이 모두 맑고 청아한 소리가 난다.

Q. 보석은 인체에 입혀지는 예술품이라는 말이 있다. 민휘아트주얼리는 제품이 아닌 작품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이태리, 일본 등 세계적인 주얼리 대회에서 1등상을 수상했다는 이력도 있지만 다양한 한류 방송 매체마다 꾸준히 그 아름다움이 조명되고 있다.
김민휘: 실제 작품을 보는 분들께서 잡지나 TV 화면 등에서 접한 이미지보다도 훨씬 멋지다는 말씀을 많이 하신다. 디자인과 기술력으로 미세하게 디테일한 부분까지 신경 써서 작품을 만들기 때문인 것 같다. 방송사에서도 많은 작품을 촬영해 봐도 우리 작품이 가장 멋지다고 말씀들을 하신다. 실제로 대본 지문에 ‘최고급 명품 주얼리’가 들어가는 장면이 촬영될 때마다 요청이 오고 있다. 이번 주만 하더라도 그런 장면이 들어간 지상파 방송 3사의 드라마 3개에 모두 촬영 협조 요청이 왔다. 대본에 1%를 대상으로 하는 하이엔드 주얼리,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최고급 주얼리, 이런 설명들이 있다.

많은 방송 매체를 통해서 우리 작품들이 조명되니까 우리가 무조건적으로 협조하는 줄 아시는 분들도 있다. 그렇지 않다. 우리가 업계 최고의 대우를 받고 있다고 들었다. 재인이가 운전을 못하니까 차량도 지원해주시고 출장비용, 디자인 및 제작비용 등 이것저것 마음 써주시려고 하신다. 자막도 상당히 잘 써주신다. 그렇지만 우리도 그런 호의들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고 우리도 협조할 수 있는 부분은 열심히 협조하고, 또 그만큼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애쓰기 때문에 일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정재인: 얼마 전에 촬영된 드라마 ‘별별 며느리’의 주얼리 VIP 패션쇼 장면은 정말 주얼리 CF처럼 예쁘고, 또 세심하게 찍어주셨다. 너무 잘 찍어주셔서 모니터 보다가 나도 모르게 감탄사를 내뱉었다.(웃음) 감독님께서 앞으로 더 잘 됐으면 좋겠다며 진심이 담긴 덕담도 해주셨다. ‘언니는 살아있다’에도 대본에 주얼리들이 정말 잘 나온다. ‘영국 왕실 결혼식에서나 오가는 한정판 특별 제작 보석이다. 이정도 퀄리티 있는 보석은 우리나라에선 구하기 불가능하다. 좋은 보석 많이 봤지만 이 정도는 처음 봤다.’ 이런 대사가 있다. 눈이 휘둥그레져서 ‘어머, 세상에, 너무너무 예쁘다. 정말 안목이 대단하다’는 대사도 있고. ‘손가락에 반지 끼고, 브로치 달아보며 흥분해서 제정신이 아닌데’ 이런 지문도 있다. 하도 많이 봐서 다 외웠다.(웃음) 이 장면은 방송 나간 장면이라서 자세하게 말할 수 있는데 이번 주에 또 새로운 보석이 나오는 장면이 촬영된다. 방송이 워낙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충분하게 주어지지 않긴 하지만 시간 내에 열심히 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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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급 명품 주얼리 패션쇼 장면 (MBC 별별며느리)

Q. 민휘아트주얼리가 다른 주얼리들과 가장 크게 차별화되는 매력은 무엇일까?
김민휘: 우리의 작품 세계는 동서양의 매력을 다 가지고 있다. 그래서 우리의 작품이 일본에서도 수상을 하고, 이태리에서도 수상을 하게 된 것 같다. 그리고 전통을 꾸준히 연구하고 있는 덕분에 우리의 작품에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도 아우르는 스토리와 고유의 독특한 아름다움이 살아 있다. 그래서 해외에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것 같다. 면세점에서도 우리 작품들이 인기가 좋은데 호텔 측에서도 입점 연락을 많이 받고 있다. 제안서를 받아서 보면 내가 수정하고 싶은 사항이 없다. 그만큼 우리 작품을 인정해주셨기 때문에 좋은 조건으로 함께할 수 있게끔 배려해주시는 것 같아 기쁘다.

Q 민휘아트주얼리는 디자인과 제작 파트가 분리되어 있다. 디자이너로서 제작자의 결과물이 마음에 안 드는 경우에는 직접 하기도 하나?
정재인: 대체로 협의 점을 찾고 발전시켜나가려고 한다. 우리 직원 모두 일에 대한 프라이드가 있고 최고를 만들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결과물이 좋은 편이다. 어떤 일을 할 때 각자 잘하는 분야가 따로 있고 혼자서 모든 일을 다 할 수 없다. 공동 작업에서 항상 내 생각대로의 완벽을 바라기는 힘들 수도 있다는 것을 안다. 제작 파트에서는 현실적인 문제들이 있기도 하다. 무슨 일을 할 때 무리하게 내 생각만 요구하기보다 서로 존중하면서 가는 일이 필요하다. 집단 지성이라고 하지 않나. 내가 추구하는 바다.

김민휘: 디자인과 제작은 소통이 중요하기 때문에 서로가 개선할 점들에 대해서 편하게 이야기 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공방이 디자인실과 한 공간에 있는데 언제나 유연하고 창의적인 조직 문화를 지향하고 있다. 공방을 운영하는 것이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디자인과 개발이 별개로 이뤄지는 것이 일반적이고 디자이너가 독립된 공방에 의뢰하는 형태로 일하는 비율이 더 많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디자인과 개발이 하나의 프로세스 안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수시로 소통해야 시너지가 나고 더 좋은 작업이 이뤄질 수 있다. 모든 제작 과정을 자체적으로 컨트롤하다 보니 문제점이 생겨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고 새롭고 실험적인 시도를 끊임없이 할 수 있다.

Q. 매장과 디자인실, 그리고 공방이 함께 인하우스에 있는 주얼리 숍은 흔치 않다. 민휘아트주얼리는 설립 당시부터 이런 형태로 운영됐다고 들었다. 자체 공방을 운영하고 있는 덕분에 대량 생산 체제에 비해 생산 비용이 클 수밖에 없는 주문 제작 시스템을 선택하면서도 가격 경쟁력과 높은 퀄리티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냈다.
김민휘: 장점이 많다. 우선 디자인, 제조, 소매의 전 과정을 일괄한 덕분에 제작 시간과 제작비용이 절감할 수 있다. 따라서 시간이 촉박하게 주어지는 방송 일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 또, 높은 퀄리티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매하고 싶어 하는 고객층이 형성됐다. 오더베이스 방식에도 도움이 되는데 공방을 운영함으로써 디자인도 요구를 정확히 반영하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구현된다. 디자인할 때 직접 만들어보는 과정이 중요하다. 직접 만들면서 생산 과정이나 단가 등을 고민하고 작은 디테일이나 비율을 수정하며 눈으로 좋은 디자인을 찾아내야 한다. 따라서 더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 자체 공방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됐다.

우리는 공방 설비에도 많은 투자를 했다. 효율적인 생산을 위한 기계와 기구들은 전부 갖추고 있다. 공방의 장인 분들께서 안정적으로 작품 생산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었고 수작업에서 대량 생산까지 다양한 라인을 다 소화해낼 수 있는 생산 시스템을 갖췄다. 뛰어난 기술로 인해 디자인의 표현력이 확장될 수 있고 효율적인 디자인 프로세스가 가능해진다. 때로는 기술적인 부분이 참신한 디자인의 재료가 될 수도 있다. 결국 기술과 디자인은 상부상조하며 발전해 나갈 수 있다.

정재인: 참신한 아이디어, 첨단 기술, 높은 수준의 제작 과정이 디자인과 유연하게 상호작용할 때 최고의 작품을 만들 수 있다. 주얼리는 1mm 오차에도 큰 변화가 생기기 때문에 완벽하게 컨트롤하려면 구상부터 제작까지 전 과정을 알아야 한다. 나는 주로 디자인에 관여하지만 제작 과정을 잘 알기 때문에 디자인도 더 잘 할 수 있게 된다. 패션업은 제조부터 유통 단계 전반을 장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엄마가 공방 시스템을 갖춰놓은 덕분에 처음부터 제조 과정을 접할 수 있는 것이 감사한 일이다. 내가 다양한 디자인을 선보이는 것은 디자인에 한계를 두지 않는다는 철학에서 비롯된다. 자체 공방이 있기 때문에 다양한 시도를 두려움 없이 해낼 수 있었다. 미묘한 디테일의 차이가 큰 차이를 만드는데 공방이 없었다면 디테일 수정도 자유롭게 할 수 없었을 것이다.

Q. 기술보다 사람의 눈과 손을 더 믿는가?
김민휘: 당연하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부터 수공예 주얼리를 제작했고 지금까지 우리만의 자체 공방을 유지하고 있다. 모든 원석은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데 손으로 밀도나 특유의 촉감 등을 느낄 수 있고 그 느낌을 주얼리에 담을 수 있다. 사실 수작업이 더해지면 훨씬 더 힘든데 그런 힘든 과정을 거치는 만큼 주얼리의 가치도 높아진다. 우리는 오래된 주얼리를 리폼 요청하는 고객도 많다. 다들 재 작업된 주얼리를 보자마자 하는 첫 마디가 “기대보다 훨씬 예쁘게 작업됐다”다. 사람의 눈과 손으로 만든 아름다움이 발한다고 느끼는 순간이다.

정재인: 아무리 최신 기술이 발달했다고는 하지만 최고의 작품을 위해서는 사람의 눈과 손이 꼭 필요하다. 사람은 기계와 달리 맥락과 환경을 이해할 수 있고 창의적으로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양한 배경의 정보와 경험을 가진 팀원들과 함께 일하면 다양한 시각으로 볼 수 있게 된다. 각자의 다른 취향을 존중하면서 의논하다 보니 결과물이 항상 새롭게 걸러지고 창조된다. 사실 혼자 하는 것 보다 계속 의견을 나누면서 수정해나가는 것이 시간이 더 걸린다. 하지만 다양한 관점을 가지고 작품을 만들면 놓치게 되는 부분이 적어지고 더 좋은 퀄리티의 작품이 나온다.

김민휘: 우리는 디자인과 개발이 하나의 유기적인 프로세스로 진행되기 때문에 수시로 소통하면서 시너지가 나고 더 좋은 작업을 할 수 있다. 앞으로도 디자이너와 제작자가 자유로운 소통을 통해 함께 좋은 작품을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이제는 제품 간의 경쟁인 시대는 지났기 때문에 앞으로는 우리가 추구하는 방향이 더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게 하는 기반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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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희가 선물한 여진구 목걸이 (SBS ‘다시 만난 세계’)

Q. 분업화와 전문화가 중시되는 요즘의 추세와 잘 맞는 경영 방침인 것 같다. 소비자가 직접 소재, 사이즈, 디테일 등을 선택하는 주문 제작이 느는 추세와도 잘 맞아 떨어진다. 십여 년 전에 미래를 내다본 김민휘 작가의 혜안이 놀랍다
김민휘: 제작 공방을 운영하는 것도 그렇고 한국 전통과 스토리텔링을 기본으로 디자인하는 것도 요즘 추세와 잘 맞는다. 프라이빗하게 나만의 취향을 중시하는 맞춤 제작 주얼리를 만드는 것도 그렇고. 너무 시대를 앞서갔나 싶다. 하하. 그래도 같은 업계에 있는 분들은 아직도 우리가 공방을 운영하는 것에 대해 많은 우려를 표하신다. 일단 운영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손이 많이 가고 비용이 들기는 하지만 자체 공방 덕분에 우리만이 가질 수 있는 색깔이 있다. 이제는 우리 브랜드만의 가치와 기술력을 알아주는 마니아 고객 분들이 많이 생겼는데 이 방식을 유지해 온 보람이 있다고 느낀다. 우리 작품 가격이 고가인데도 온라인으로 주문하는 사람들도 많다. 믿는다며 그냥 주문해주시는데 놀랍다고 생각하는 부분이다.

정재인: 엄마가 해왔던 방식을 매우 존중하고 있다. 분업화와 전문화는 매우 필요한 부분이다. 우리의 지향점은 신뢰를 바탕으로 모든 구성원이 함께 성장하는 것이다. 전반적인 프로세스에 대해 알고는 있어야 하지만 개인이 모든 것을 다 잘 할 수는 없다. 개발과 마케팅 등 자신이 못하는 부분은 팀원을 잘 찾으면 된다. 각각 전담 분야는 있되 뚜렷한 업무 경계 없이 다른 부서와도 통합적이고 유기적인 협업 체계로 가야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다. 회사 내부에서 뿐만이 아니다. 협업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파트너십으로 일을 하더라도 신뢰를 바탕으로 계속해서 비전을 공유하고 소통하면서 결과물을 만들어 나간다. 협업으로 할 때에도 서로가 잘 돼야 한다는 생각이 확고하기 때문에 과정이 수월해진다.

Q. 디자이너라는 직업 특성상 협업이 쉽지는 않을 것 같다. 개인의 개성이 중요시 되는 직업이 아닌가?
정재인: 나는 협업이 무척 재밌다. 사실 이제는 무엇을 하더라도 협업이 중요해졌다. 한 사람이 다룰 수 있는 정보의 범위는 제한적인데 하나의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전문 영역의 범위가 점점 넓어지고 있다. 총괄 디자이너는 흐름을 빠르게 파악하고 각 분야의 정보를 포괄하는 협업 능력이 꼭 필요하다.

Q. 드라마 파트도 협업을 통해 일하는 것처럼 보인다. 사실 어떤 방식으로 일하는지 잘 감이 오지 않는다. 이전까지 민휘아트주얼리와 같은 방식으로 했던 일이 없었다.
김민휘: 내가 드라마 일을 하면서 좀 속상한 일이 있었다. 일을 그만둘까 고민까지 했다. 그 때 재인이가 마음 아파하고 도와주겠다며 내 일을 들여다 봐줬다. 재인이는 문제를 단편적으로 보지 않고 구조적으로 문제에 대한 접근을 했다. 대중문화계에서 장신구 파트가 하청의 하청 형태로 있기 때문에 속상한 일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내가 엄마 이름을 꼭 세워주고 속상한 일 없도록 만들어줄게” 했는데 정말 빠른 시간 안에 그렇게 만들어줬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왜 어려운 길을 가냐며 다들 재인이를 말렸는데, 이제는 잘해내고 있다며 응원해주신다. 눈앞의 수익에 치중하지 않고 신뢰를 중시한 과정들이 쌓여서 빛을 발하고 있다.

정재인: 드라마 자체가 협업으로 이뤄지는 일이다. 나 역시도 많은 파트와 함께 일하고 있다. 감독님, 제작사, 배우, 스타일리스트, 의상, 분장미용, 소품, 미술 등 정말 다양하다. 방송 분야에 능력자 분들이 많기 때문에 늘 배우는 입장이다. 내가 인터뷰를 하면 내 역할이 커 보일 수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공동 작업으로 이뤄지는 일들 안에서 내가 하는 역할은 정말 미미하다. 함께 하는 분들께서 배려해주셔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

Q. 협업은 많은 사람들의 생각이 한 지점으로 모아져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일이다. 힘든 일이 많았을 것 같다. 표면적으로 보더라도 주얼리라는 부분이 대중 문화계에 따로 자리하고 있지 않다. 주얼리가 의상과 분장 미용의 일부 영역, 소품의 일부 영역으로 여겨지고 있는데도 정재인 작가는 주얼리 파트의 이름을 올리고 그 자리를 만들어 나가면서 일하고 있다. 없는 길을 만들어나간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
정재인: 힘든 일이 없지는 않았다. 근데 무슨 일을 하던지 힘든 일이 없을 수는 없지 않나. 문제라고 느낀 것은 힘든 상황이 계속 비슷한 패턴으로 반복되기 때문이었다. 그럴 때마다 ‘아직 내가 부족해서 그런가’ 싶어서 더 열심히 해야지 생각도 하고, 한 편으로는 ‘이렇게 머리 아플 일이 아닌데’ 싶어서 그냥 안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 적도 있다. 한동안은 딜레마였다. 나는 누구하고 싸우는 것도 싫고 쓸데없이 에너지 낭비하는 것도 싫어하는 성격이다. 그렇지만 하나하나 양보하고 포기하다 보면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진다. 결국 내가 작품에 대한 열정을 버려야 되는 건가 싶기도 했다. 열정을 욕심이라고 말하는 사람들 때문에 힘들었다. 근데 나를 믿어주고 내가 힘들어하는 일을 같이 고민해주면서 더 큰 기회를 주는 사람들을 계속해서 만났다. 내가 힘들다고 말한 적도 없는데 그 일을 상쇄 시킬 만큼 더 좋은 상황이 계속 주어졌다. 그게 정말 신기했다.

김민휘: 재인이는 주얼리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다른 영역을 침범하는 것도 아니고, 계약을 통해 정식으로 작품에 참여하는 것인데도 재인이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이 있었다. 의논해서 대본에 녹여낸 장신구가 못 쓰이게 되는 상황을 만들고, 뒤에서 없는 말을 만들어냈다. 근데 그 때 작가님께서 밤늦게 우리 사무실에 오셔서는 “언제나 사람이 나쁜 것이 아니라 상황이 나쁜 것이다. 살면서 이것보다도 더 한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 하지만 앞으로도 사람을 미워하지는 말자. 지금처럼 예쁜 마음 간직하며 살길 바란다.”고 하셨다. 그 말씀을 들으면서 나도 참 많은 생각을 했다.

정재인: 그 때 감독님께서도 비슷한 말씀을 해주셨다. “일을 하다 보면 누구나 힘든 일이 있고, 억울한 일도 있다. 나도 나가면 악명 높은 사람이 되어버린다. 하지만 나와 언제나 함께하는 스태프들이 나를 증명해준다고 생각한다. 이 세상에는 좋은 사람들이 더 많이 있다. 그것을 믿고 살면 된다.” 하셨다. 내가 그 일에 대해서 아무 말도 안했는데 두 분 다 위로를 먼저 해주셨다. 지금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는 일이다. 힘들어도 누구를 원망하지 않게 생각을 바로 잡아 주는 고마운 사람들이 있었다. 내가 계속해서 일을 이어가고 있는 인연들은 내가 정말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일하면서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그리고 좋은 사람들이 계속해서 일하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에 내가 도와줄 수 있는 것이 없는지 고민하게 된다. 일을 계속하다 보니까 아직 미약하기는 하지만, 나도 조금씩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들이 생긴다. 함께하는 분들께 항상 진심으로 감사하다.

김민휘: 이제는 각 미술팀이 정해지기 전에 우리가 작품 안에 먼저 세팅되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재인이가 꼭 본인을 도와줬던 사람들을 추천하는 모습을 본다. 하나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전문 영역의 범위가 넓어진 만큼 이를 포괄할 협업 능력 역시 작품 안의 구성원들에게 필요한 핵심 역량이다. 그렇게 협업하는 역량이 있는 사람들이 모이면 남다른 작품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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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사와 민휘아트주얼리의 크레딧만 올라간 드라마 포스터 (넷플릭스 ‘마이 온리 러브송’)

Q. ‘왕은 사랑한다’는 한복이 아닌 주얼리만 단독으로 크레딧이 올라간다. 넷플릭스 드라마 ‘마이 온리 러브 송’은 한복 크레딧이 아예 없다. 포스터에 제작사 FNC애드컬쳐와 민휘아트주얼리의 크레딧만 올라가 있다. 한복보다 장신구 디자이너가 더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볼 수도 있겠다.
정재인: 장신구를 하는 사람으로서 굉장히 의미 있는 작품들이다. 하지만 의상이 장신구보다 덜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그건 사실도 아니다. 장신구도 의상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여겨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왕은 사랑한다’, ‘마이 온리 러브 송’ 모두 특별한 작품들인 것은 분명하다. 관계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

Q. 작년에는 KBS 측으로부터 공로패도 받았다. 장신구 분야로서는 드문 일 아닌가?
정재인: ‘화랑’ 덕분에 좋은 상도 받게 됐다. 여러 가지로 정말 특별한 작품이다. 좋은 사람들 덕분에 우리도 열심히 할 수 있었다. ‘화랑’ 때 정말 행복하게 작업했는데 좋은 인연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매번 많은 것들을 배우고 있다. 정말 감사하다.

Q. 민휘아트주얼리는 수익보다 이름을 걸고 일한다는 느낌이다. 보통 주얼리 회사라고 하면 상업적인 느낌이 드는데 민휘아트주얼리라는 이름을 들으면 말 그래도 아트를 하는 느낌이다. 그런 인식을 잘 쌓아왔다.
정재인: 처음부터 새로운 방향으로 일하고 싶었지만 내가 하고자 하는 일들이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을지 몰랐다. 관습처럼 자리 잡은 일들을 바꾸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알고 있다. 나 혼자 할 수 있는 일들이 절대 아니다. 함께 하는 사람들이 내 말에 공감해주고 존중해주고 또 배려해주기 때문에 내가 이렇게 새로운 방식으로 일할 수가 있다.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 알겠다며 나를 이해해주는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옆에 좋은 사람들이 정말 많다. 다들 바쁘신데 항상 도와주려고 하신다. 이번에 참여하게 된 드라마의 감독님께서는 주얼리 디렉터라는 이름으로 작품에 들어와야 한다며 촬영 전에 내 타이틀을 정해주셨다. 또, 다른 진행하고 있는 사극에서는 장신구만 따로 현장에서 관리해주시는 피디님이 계시기도 하다. 제작사와 MD 기획부터 들어가는 작품도 있다. 하나하나 떠올리다 보면 '어떻게 내 옆에 이렇게 좋은 사람들이 많지? 나한테 어떻게 기회가 계속 주어지지?'싶다. 이런 환경이 생기는데 정말 열심히 안 할 수가 없다. 물론 항상 좋은 일만 있는 것이 아니다. 예상치 못한 변수들도 생긴다. 근데 그런 문제들까지도 함께 고민하고 만들어 나가고 있다. 몇 작품 같이 한 분들께서 “저번에는 그런 문제가 있더니 이번에는 이런 문제가 또 있네. 그럼 다음에는 이렇게 해보면 어때요?” 하셨다. 그 말씀을 들으면서 함께 만들어간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됐다.

김민휘: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지만 재인이가 아니면 할 수 없었을 부분이 있다. 사람들이 재인이를 참 예뻐한다. 재인이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고, 진심으로 도와주려고 하신다.

Q. 수 십 년 동안 체계로 자리 잡은 시스템 안에 새로운 자리를 만든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잘못하면 오해를 살 수도 있다. 꾸준히 잘 해나가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방향으로 일하고 있는 모습이 멋지다.
정재인: 그런 상황들을 알기에 내가 정말 일을 쉬지 않고 많이 했던 것이다.(웃음) 정말 감사하게도 좋은 기회들이 끊임없이 주어졌다. 방송사마다, 장르마다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게 됐고 많은 것들을 경험해보게 됐다. 돌이켜보면 많이, 또 여러 사람과 여러 채널로 통해 우리 작품이 보여 지는 과정이 나에게 꼭 필요했던 일이었다. 기존에 있던 방식이 아닌 형태로 일하면서 몇 명 혹은 몇 채널로만 보면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고 그런 오해를 사면 결국 좋은 마음으로 나를 도와준 사람들에게도 피해를 주는 일이 될 테니 말이다. “나는 그저 좋은 마음으로 더 잘해주고 싶은데 남들이 오해할까봐 조심스럽다”는 말도 들은 적 있다. 근데 좋은 일은 그냥 하면 되는 것 아닌가, 눈치 봐야 할 일도 아닌데 너무 아쉬웠다. 순수한 호의를 주변의 눈치 때문에 못 베푸는 상황이 너무 아쉬운 것이다. 이런 저런 상황을 봤을 때 내가 정말 떳떳한 방식으로 열심히 해야 했다. 만약 어떤 오해를 받았다면 우선 내가 자존심 상했을 텐데 내가 자존심 상하는 일을 잘 못 참는다. 그래서 그런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도록 더 노력했다. 사실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 다 되는 것은 아닌데 다행히도 물 흐르듯이 일이 잘 풀렸다. 많은 채널을 통해서 많은 일들을 했기 때문에 이제는 더 이상 ‘많이’에 욕심낼 필요는 없어졌다. 하나하나에 더 집중하고 더 잘해내고 싶다. 사실 이런 생각이 든 지는 좀 됐는데 일이 계속 많이 들어온다.(웃음) 이런 상황이 감사하게 느껴진다. 감사한 분들께 항상 최선을 다 하고 싶다.

Q. 모든 방송사를 통해 민휘아트주얼리의 작품들이 조명되고 있다. 몇 년 동안 작품을 꾸준히 한 덕에 자리를 잘 잡았다.
정재인: 점차 인식이 바뀌는 것을 느끼고 있다. 어떤 작품을 기획할 때 의상, 소품 등 각 파트의 담당자를 정하는데 장신구도 기획 단계부터 자연스럽게 정해지고 있다. 모든 프로그램에서 그렇게 되면 좋겠다. 꼭 민휘아트주얼리가 떠오르지 않아도 된다. 사람들의 인식이 그렇게 자리 잡혀지면 내가 일을 시작한 목표가 어느 정도 달성됐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 같다.

Q. ‘인식이 필요하다. 꼭 민휘아트주얼리가 떠오르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 인상 깊다.
정재인: 우리가 모든 드라마와 영화를 다 할 수도 없다.(웃음) (장신구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자리 잡게 되면 장신구를 하는 사람 모두에게 좋을 것이다. 우리가 학교와 MOU를 맺고 있는데 장신구 분야로 취업이 쉽지 않더라. (인식이 자리 잡으면) 일자리 창출도 될 것이다. 물론 우리에게도 좋은 일이 될 것이다. 그렇게 분업화, 전문화가 되면 의상 전문가, 분장 전문가, 소품 전문가 등 다른 미술의 영역에도 좋은 일이 될 것이다. 각자의 일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각자 영역의 전문성이 더욱 더 부각될 테니 말이다.

Q. 항상 100프로 만족하는 상황이 주어지기는 힘들다. 좀 더 나은 내일을 위해 개선해야 점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근데 그런 일에 소신을 가지고 발언을 한다는 것이 힘든 일일 수도 있다. 그런 것은 개의치 않나?
정재인: 생각은 가지고 있었지만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일이기에 내 생각이 얼마나 받아들여질지 몰랐다. 하지만 일하면서 점점 받아들여지는 모습들을 보고 또 공감해주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더 열심히 하게 된다. 선례가 없었기에 어떤 방법이 맞는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믿어주는 사람들과 함께 이런 저런 길로 열심히 해보고 있다. 혼자가 아니라 함께 하기에 든든하고 신나는 것 같다.

Q. 원래 없는 길을 만들어 가는 선구자의 길은 험난하다.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도 간신배들의 모함에 의해 감옥살이를 했다고 한다. 그래도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은 덕분에 씩씩하게 잘 해나가고 있는 것 같아 보인다.
김민휘: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재인이가 남자였으면 더 큰 일을 해냈을 것이라는 말씀을 많이 하신다.

정재인: 나는 그게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 내가 여자여서 힘든 일은 없었던 것 같다. 일단 사람들이 여자로 안 본다.(웃음) 내가 할 말은 하고 그러니까 성격이 남자 같다고 한다. 그냥 도와주고 싶은 동생 같다고 하신다. 나는 일을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어리고, 경력이 없다고 무시 받은 적도 없다. 그런 분위기가 너무 좋다. 너무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내가 모르는 부분들은 잘 알려주시고 도와주시고 하셨던 것 같다. 어떤 일이 생기면 사람들이 오히려 걱정해준다. “이정도로 힘든 것 아니지? 이겨내야 큰 사람 된다. 나중에 자서전 쓸 때 내 이름도 써야지.” 하신다. 근데 자서전까지는 생각도 안 해봤다.(웃음) 어떤 거창한 목표를 생각하면서 일하기보다는 함께하는 사람들과 즐거운 마음으로 하나하나 좋은 일들을 만들어가고 싶다.

모녀 작가는 짧지 않은 인터뷰 시간 내내 해맑은 웃음과 함께 밝은 긍정의 에너지를 뿜어내며 보는 사람마저 행복하게 만들었다. 한 없이 사람 좋아 보이는 모습이었지만 자신들의 작업에 대해 말할 때는 눈빛이 반짝였다. 남들과 다른 길을 걸어가며 자신들만이 아닌 함께 하는 사람들을 위하는 모습도 인상 깊었다. 더불어 사는 세상이다. ‘남을 위하는 것이 곧 나를 위하는 것’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모녀 작가와의 인터뷰를 통해 다시금 되짚어 볼 수 있었다. 주얼리 모녀 작가의 아름다운 열정은 세상을 보석보다 더 아름답게 만들어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앞으로도 아름다운 작업이 꾸준하게 빛나길 진심으로 응원한다.

이지웅 기자 news@web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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