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테크놀로지

네이버 '실검시대' 막 내리고, '추천시대' 떠오른다

분야별 일간 검색어 서비스 이달 30일 종료
AI RIYO 도입해 개인 맞춤형 검색어 순위 제공

이지웅 기자 | 2020-07-08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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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네이버가 '분야별 일간 검색어'를 없앤다고 지난 6일 전했다. 급상승 검색어 차트 개편 작업이 막바지다. 해당 서비스 폐지 선언으로 실시간 검색어 등 사용자 모두에게 동일하게 노출되는 '통합차트'는 뒤안길로 사라지는 추세다. 대신, 개인 맞춤형 추천 검색어가 자리를 꿰차고 있다.

분야별 일간 검색어 서비스는 영화·드라마·게임 등 사용자들이 많이 찾는 검색어 순위를 일간 단위로 집계해 보여준다. 가령 영화 <라라랜드>를 검색하면 PC 기준 검색창 오른쪽에 '영화종합 일간검색어'가 1위부터 10위까지 등장한다. 하지만 이달 30일 이후로는 이 검색어 순위를 볼 수 없다. 네이버는 "보다 나은 추천과 연관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라고 이유를 밝혔다.


그간 네이버는 검색어 순위를 개편하기 위해 칼을 여러 차례 뽑아 들었다. 사용자들이 검색어 순위를 뉴스 등 검색을 위한 기준으로 삼을 만큼, 포털과 검색어 순위가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유에서다. 이 순위는 단순히 검색을 편하게 하는 서비스를 넘어서 많은 사람이 공유하는 이슈에 접근하는 통로 역할을 하게 됐다. 특히 여론 동향을 나타내는 지표였다. 특정 시간대 포털 이용자가 주로 검색하는 이야기가 무엇인지 드러내기 때문이다. 하루를 기준으로 삼으면 일간 검색어, 현재 일정 시간을 기준으로 잡으면 실시간 검색어다. 그 결과는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노출된다. 그 중 실시간 검색어(이하 실검) 순위는 여론 리트머스 시험지다. 사람들이 지금 무엇을 궁금해하고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특정 현안에 긍정하는지 부정하는지 엿볼 수 있는 장이다.

실검 순위가 사회적 문제를 빚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실검 순위는 공익이라는 순기능과 더불어 사회·정치 분야에서 역기능 하는 모습도 보였다. 포털의 실검 개편 연대기도 이와 연관된 흐름 속에서 진행돼 왔다.

네이버 검색이 도마 위에 오른 시작은 2012년 이른바 '박근혜 룸살롱-안철수 룸살롱' 의혹이다. 당시 주진우 시사IN 기자는 트위터에 검색어 의혹을 제기했다. '박근혜 룸살롱'이나 '이명박 룸살롱'을 검색하면 '성인인증' 메시지가 등장하지만 '안철수 룸살롱'은 그렇지 않다고 전했다. 네이버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에 관한 부정적인 검색어를 막는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당시 네이버는 "검색량이 일정 수준을 넘고 해당 키워드와 관련된 언론보도가 있는 경우에는 성인 인증을 해제한다"고 설명하는 동시에 "'뉴스 기사'는 성인 인증과 상관없이 검색 결과로 노출되도록 개편을 하려고 한다"고 개편 의지를 밝혔다.

개편 추가타는 '실검전쟁' 과 함께 이뤄졌다. 지난해 8월, 포털 사용자들은 '조국 힘내세요'와 '조국 사퇴하세요'를 실검에 올리려 시도했다. 조국 전 장관을 지지하는 쪽과 지지하지 않는 쪽이 각자의 구호를 상대보다 높은 순위에 올려두려는 목적이었다. 이 현상은 같은해 10월 '조국수호검찰개혁'과 '조국 구속'으로 거의 동일한 형태로 다시 등장했다. 이 실검논란에 대해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를 연령대별로 나눈다든지, 좀 더 개인 요구에 맞는 형태로 개편할 것 "이라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에서 답했다.

개편은 곧장 진행됐다. 네이버는 지난해 10월 31일부터 모바일 네이버 검색차트에서 로그인한 사용자에게 자신의 '연령대'에 맞는 급상승 검색어를 제공했다. 검색어는 로그인 사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노출됐다. 10대에게는 10대 급상승 검색어를, 30대에게는 30대 급상승 검색어가 나왔다. 로그인을 하지 않으면 이 설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빈틈도 존재했지만, '실검 순위'라는 통합차트의 색은 흐려졌다. 대신, 맞춤형 검색어 순위를 큐레이션하는 방향성이 짙어졌다. 지난해 11월에는 이 경향이 더 강화됐다. 네이버는 급상승 검색어에 인공지능(AI) 기술 'RIYO'를 적용했다.

RIYO는 스스로 순위를 매긴다는 의미인 'Rank-It-YOurself'의 약자다. 포털 사용자는 이제 스스로 검색어 순위를 큐레이션 할 수 있게 됐다. 초기에는 검색어를 이슈별로 묶거나 이벤트·할인 노출을 조절할 수 있는 수준으로 등장했다. 광고기사에 피로하다면 이벤트·할인 노출을 낮추고, 다양한 검색어를 확인하고 싶다면 유사한 검색어를 묶을 수 있다. 여기에 올해 1월 시사·엔터테인먼트·스포츠 영역도 포함했다. 검색어 순위에 취향까지 반영한 해결책이다. 네이버는 사용자가 선택하는 옵션 단계에 따라 가중치를 가감해 검색어를 추천해준다. 많은 사람이 조국 사례처럼 특정 메시지를 검색어 순위에 올리는 '총공격'을 감행해도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 사용자 스스로 설정한 방식에 해당 메시지가 걸리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지웅 웹데일리 기자 news@web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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