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라이프

"사장님 제 생각은요"... 참지 않는 직원들 '구성원 행동주의'

- MZ세대 '적극적 사회 참여 인식', 구성원 행동주의 일으킨 핵심 원인
- 소셜미디어, 구성원 행동주의 확산 도구
-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제는 필수

이지웅 기자 | 2020-10-26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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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원 행동주의는 왜 확산된걸까?
image 지난 6월 페이스북 직원들이 회사 정책에 반발해 온라인 파업을 벌인 일이 있었다. '블랙 라이브즈 매터(Black Lives Matter)' 시위대에 대한 폭력 진압을 주장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게시물을 제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페이스북 일부 임직원들은 자사 플랫폼이 아닌 트위터를 통해 '방관자' 페이스북을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지난 몇 년 사이 정치·사회적 이슈에 대한 집단적 행동 양식이 기업 내부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페이스북 사례와 같이 직원들이 집단적으로 나선 행동을 '구성원 행동주의(Employee Activism)'라 부른다. 구성원 행동주의란 직원들이 회사에 보다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사를 밝히고, 뜻을 같이 하는 동료들과 함께 자발적으로 집단 행동을 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얼핏보면 노동조합과 유사해 보이지만, 구성원 행동주의는 주제, 행동 방식 등에서 기존 노동조합을 통한 의견 표출 방식과 차이가 있다. 구성원 행동주의의 주제는 윤리 경영, 성 관련 문제, 갑질 문제, 인권 경영, 환경 이슈 등 더 광범위하고 포괄적이다. 특히, 애사심이 높고 회사로부터 인정받은 인재들이 직접 나서는 경향을 보인다.

그렇다면 구성원 행동주의는 왜 확산된걸까?

◇ 적극적 사회 참여 인식을 가진 'MZ세대'의 등장

MZ세대는 구성원 행동주의를 촉발시킨 가장 핵심적 원인 중 하나다. MZ세대의 주요 특징인 '적극적인 사회 참여 인식'이 구성원 행동주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에 따르면, 신세대 중 65% 이상은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리는 것만으로도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처럼 사회적 이슈에 대한 관심이 높은 MZ세대는 회사에서도 자신의 가치가 실현되길 원하는 성향을 갖고 있다.

◇ 구성원 행동주의 확산의 도구 '소셜미디어'

언제 어디서든 자신의 의견을 표출할 수 있는 창구인 소셜미디어는 구성원 행동주의를 촉발시킨 또 하나의 원인이다.

일례로, '갑질 경영의 저승사자'로 불리는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가 있다. 대한항공의 '땅콩 회항', 아시아나그룹의 '미투' 등 사회적 논란을 일으켰던 사건들이 블라인드를 통해 알려지게 됐다.

◇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인식 확산

작년 미국 주요 기업 CEO들은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내용의 '기업의 존재가치에 대한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즈(NYT)는 "주요 기업들이 오래된 경영 원칙을 변경했다"며, "이는 기업이 직면한 사회적 책임과 감시 강화에 대한 무언의 인정"이라고 평했다.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갖는 흐름은 구성원 행동주의를 촉발하는 도화선이 됐다. 예를 들어, 아마존 직원들은 기후 변화 예방에 회사가 적극 나서줄 것을 요구했고, 회사는 환경 기금 100억 달러(약 12조 원)을 기부했다.

직원들의 목소리, 즉 구성원 행동주의에 적절히 대응한 기업은 조직 문화를 바꿀 수도 있다.

2018년 마크 파커 나이키 CEO는 사내에 성희롱, 성차별 등의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는 즉시 메일을 통해 철저한 기업 문화 혁신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문제가 된 6명의 임원을 퇴출시켰고, 재발 방지를 위해 내부 성폭력 보고 절차를 개정하고 관리자들의 관련 교육도 의무화했다. 신속하고 본질적인 조치를 통해 나이키는 긍정적인 조직 문화 개선의 기회로 활용했다고 평가받았다.

그렇다면, 기업들은 어떻게 해야 구성원 행동주의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까?

첫째,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보다 효과적으로 듣고 분석해야 한다. 이를 반영해 최근 구성원 설문조사에 빅데이터 분석 기법을 활용하거나, 소셜미디어를 이용해 보다 정교한 의견을 듣고 있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인텔은 구성원들의 인식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감정 분석 프로그램을 활용해 회사 정책에 대한 구성원의 반응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미국 본사는 블라인드에 올라온 궁금증·오해 등에 대한 회사 입장을 신입사원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둘째, 다양한 세대와 계층의 요구를 담아낼 수 있는 소통 채널을 활용해야 한다. 최근 많은 기업들은 리버스멘토링을 통해 신세대 요구를 경영에 반영하고 있다. 또한, 델(DELL)은 임직원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ERG(공통 관심사로 연결된 사내 커뮤니티)를 활성화해 조직 내 다양성을 적극 수용하고 있다.

셋째, CEO는 즉각적이고 단호하게 문제의 본질을 짚을 수 있어야 한다. 구성원 행동주의는 직장 내 윤리 문제 뿐 아니라 환경, 인권 등 정치·사회적 문제에 대해서 목소리를 높인다. 또한, 기업의 의사결정이 기존의 가치와 멀어질 때 직원들은 가치 수호자 역할을 자처한다. 따라서 경영진은 높은 수준의 윤리성·투명성을 갖춰야 하며, 기업 가치를 직원들과 공감하고 실천해야 한다.

참고자료=LG경제연구원 '할 말은 하는 직원들, 구성원 행동주의 확산'


이지웅 웹데일리 기자 news@web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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